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부재 일 때 가장 돋보여야 하는 덕목
본인이 휴가를 앞두고 있거나, 혹은 나라에서 정해준 긴 연휴를 앞두고선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선 각자 맡고 있는 업무의 일부를 당직 근무자에게 잘 넘겨야 하는데 이 업계에선 ‘인폼 시트’라는 곳에 편지를 남기곤 한다. 제가 이때 없는데요, 이때 제 것은 얼마큼 진행되어 있을 거고, 그때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고 뭘 확인해야 하고 등등. 촌각을 다투고 납기를 맞춰야 하는 입장에서 잠시라도 멈추는 일이 생겼다간 돌아올 청천벽력과 비난을 감수할 자신이 없기에 꼭 자세히 잘. 써 둬야 하는 것이 바로 인폼시트다.
모두가 내 인폼이 중요하다고 목 터져라 외치고 있는 인폼시트에서 가장 돋보여야 하는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이 가독성이라는 것이다. 가독성이 떨어져서 인폼을 놓쳤어요 라는 말을 하는 파렴치한 인간은 아직 못 만나봤지만, 피로한 당직근무자가 출근했을 때 조금이라도 잘 봐줬으면 좋겠는 마음이 있다면 최대한 가독성이 좋게 편지를 남겨두는 것이 미안한 마음에 대한 부채감을 더는 일 것이다.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잘못하게 될 경우, 그냥 나는 네 글을 안 보고 있었다 혹은 앞으로도 보지 않을 거다라는 말로 들릴 수 있으니 용법에 조심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