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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했으면 잘못은 잊어야

by 송창록

"잘못을 좀 잊읍시다. 양심이 둔해져서가 아니라, 날카롭게 반성하고 잊는 겁니다." 복기하고 반성하면 잘못을 잊어야 합니다. 잘못에 사로잡혀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불가에서는 이런 의미로 “두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고 합니다. 살면서 상처를 받습니다. 상처를 받으면 아픈 마음이 생깁니다. 그 아픈 마음에 사로잡혀서 상처가 발생한 원인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원인에 집착합니다. 이 집착으로부터 생긴 마음이 “두번째 화살”입니다.


잘못하면 날카롭게 복기하고 반성합니다. 그러면 끝난 겁니다. 이제부터는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도록 잘 살면 됩니다. 그리고 잘못을 잊습니다. 잘못한 걸 모르면 양심이 없는겁니다. 잘못을 알고 반성하면 그게 양심입니다.


반성한다고 잘못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잘한 건 잘한 겁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 두 가지를 다 하면서 삽니다. 되도록 잘하는 걸 더 잘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반성은 무얼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밝히는 거고 용서는 잘못한 당사자에게 구하는 겁니다. 국민에게 구하거나 사회에 구하거나 조직에게 구하는게 아닙니다.

2015년 7월 23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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