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by 송창록

“우리는 시간을 관리할 수 없다. 시간은 불변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은 168시간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168시간일 것이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시간 안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활동이다.”


2016년 달력을 받으면, 제일 먼저 무엇을 채워 넣을 건가요? 아무 것도 채워 넣지 않고 시작하나요? 아니면 바로 무엇을 채워 넣고 시작하나요? 2013년부터 이 생각 때문에 “장기휴가”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제일 먼저 새 달력에 가족/부모/친구/연인과 함께 하는 “장기휴가”를 먼저 채워 넣기를 바라면서요. 2013년부터 나랑 함께 일했던 구성원은 전생에 복을 좀 지었던 사람들입니다.


그 프로젝트가 2015년에 와서 Catch Phrase로 확장되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 휴일이 있는 여유, 장기휴가가 있는 인생”으로. 삶은 힘들지요. 회사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우리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없습니다. 자기가 가진 시간을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회사에 팔아야만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주 5일 하루 8시간 도합 주 40시간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자기만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자기만의 시간마저 회사에 파는 것이 옳은 거냐 이겁니다. 자영업을 하든 뭘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시간을 “돈”버는 데에 다 쓰는 것이 옳은거냐는 겁니다.


선임 한 명이 에세이에 이런 표현을 적었는데, 뭉클했습니다. “신입사원 때에 비해 연봉은 올랐는데, 최근 월급은 그대로다.” 늘 죽음은 갑자기 들이닥칩니다. 그 순간 나를 떠나는 사람이 “만남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떠날 때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구요. 지금 자신이 누구와 함께 있어야 하는지,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2016년 달력의 빈 공간에 제일 먼저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나의 시간을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지를.

2015년 11월 11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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