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by 송창록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만든 꽃이 지금의 코스모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화장은 신의 종으로서 제를 올리는 제사장(사먼, 무당)이 얼굴이나 몸에 일정한 기하학적 모양을 색으로 칠했던데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류는 처음에 사냥을 하거나 채취를 하러 갈 때 “바르고” 다녔습니다. 자연은 신으로 등치되고 신탁(Oracle)이 예언의 형태로 등장하면서 제사장이 신과의 관계를 독점합니다. 신민과 제사장의 차별화가 제사장이 화장을 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문양과 재료의 고급화로 이어집니다. 이 원시 종교는 그리스까지 이릅니다. 자연 = 질서 = 신의 의지 = 신과의 합일을 위한 화장. 이런 의미 확장이 진행됩니다. 화장은 기표입니다. 신의 시대에 화장은 남자 것이었는데, 인간의 시대에 화장은 여자의 필수 예술로 무한 확장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원래 없던 헛것을 보고 예쁘다고 아름답다고 착각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술로 불리는 것들은 그냥 예술일 뿐인데, 그것을 진짜라고 믿습니다.


코스모스는 카오스(혼돈) 속에서 잉태되어 스스로 창발하여 진화하고 성숙한 후 마침내 카오스를 허뭅니다. 카오스를 제공한 후 코스모스가 창발하여 진화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리더의 일이라고도 합니다. 붕괴는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리더가 할 일은 아닌게 됩니다.


스스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간이 만든 조화가 아닌 다음에야.

2015년 12월 7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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