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정체성이 자기 정체성에 앞서고, 협력이 자율성에 앞선다. 우리는 다양한 흐름에 휩쓸리지만, 우리를 우리로 만들어주는 존재는 바로 함께 헤엄치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영향력, 마이클 본드>
집단이 개인보다 앞서고, 협력이 자율보다 앞서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팀으로 일하고 집단으로서 거주하며 인류라는 거대 종으로서 존재합니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도 없습니다. 고립은 존재에 대한 부정이므로 견디기 힘든 외로움을 양산합니다.
전에 석유가 갑자기 고갈되어 자동차가 운행이 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한 생존 다규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수평으로 뚝뚝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동차를 통해 연결되는 나라는 고립으로 곧바로 떨어집니다. 한국은 도시화가 집중적으로 진행되어 도시와 아파트에 잔뜩 모여 살고 있지요. 복도와 계단으로 연결된 나라는 효율이 높아서 살아 남습니다.
미래소년 코난의 인더스트리아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도시의 이미지로 나온 것은 현실적인 예측입니다. 집단은 인더스트리아에 사는 사람들처럼 의식에 있어서 ‘클론’을 만들어 냅니다. 조지오웰의 ‘빅 브라더’처럼 권력이 있는 사람의 판단에 의해 거부하지 못하고 이끌려 갑니다. 이 현상을 ‘집단사고 Group Thinking’이라고 합니다. 집단 사고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나그네 쥐, 레밍처럼 결국에는 파멸에 이릅니다. 독재는 한 방향이라는 장점으로 인하여 경쟁의 단계에서는 강점을 가지지만, 예측되지 않은 단 한 번의 치명적인 Event로 인해 파멸합니다.
집단 사고의 반대편에 있는 개념이 ‘집단지능 Group Intelligence’입니다. 집단 지능은 자유로운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 합리적인 결정으로 최적화된다는 통계적 의사결정구조를 의미합니다. 창발성이라는 개념으로도 많이 이해됩니다. 창의적인 것들은 자연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대학 캠퍼스의 오솔길을 떠올리면 됩니다. 캠퍼스가 조성되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만들어 놓은 길 말고도 나무들 사이로 새로운 길이 자연적으로 생깁니다. 독립된 개인들이 효율적으로 반복적으로 다니다 보니, 지름길이 탄생합니다. 일부 조경학자들은 이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캠퍼스를 만들 때 처음에는 길을 만들지 않고 나무를 먼저 심고 그 사이를 전부 잔디밭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면서 오솔길을 자연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오솔길이 뚜렷해지면 그 오솔길을 따라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내고 나무를 그 길에 어울리게 심는다고 합니다. 더디긴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아름다운 캠퍼스가 탄생합니다.
어떻게 의사결정하는 것이 최적일까요? 주제와 Issue가 주어지면, 생각은 각자 알아서 스스로 많이 하고, (놀러 다니든지, 책을 읽든지 Whatever. 절대로 토론에 참여할 사람 만나면 안됩니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Facilitator에게 제출한 다음, 결정을 하기 위해서만 잠깐 가장 편한 장소에 모입니다. 완전히 각자 다른 얘기가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가장 합리적인 모습을 통계적으로 참 잘 도출해냅니다. 통계적 추론을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다른 생각들이 왜 나왔는지를 토론하는 겁니다. 이것이 집단 지능이고, Brain Storming입니다.
사람이 살기는 함께 살고 함께 놀고 하더라도, 생각을 할 때는 각자의 영역으로 돌아가서 각자 알아서 생각하고 구상하고 꿈을 꿔야 합니다. 그것이 집단 지능이고, 진정성 있는 ‘사회적 자아 Social Me’가 되는 길입니다.
2016년 2월 3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