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과 단양 기생 두향

by 송창록

퇴계 이황은 21세에 김해 허씨와 결혼하지만, 아들 셋을 낳고 6년만에 병으로 아내와 사별합니다. 두번째 아내를 얻었으나 여러 번의 사화를 겪으면서 정신병으로 고통을 겪습니다. 이황의 나이 46세 되던 해에 두번째 아내마저 사별합니다. 그 후 2년 뒤 이황 선생은 단양군수로 부임하는데, 그 곳에서 18세의 관기 두향을 만납니다. 48살 퇴계 이황과 낭랑 18세 두향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두향은 단양군의 관기입니다. 시와 글씨, 그림에 능통했을 뿐 아니라 가야금에도 능했으며 매화를 특별히 좋아합니다. 매화를 화분에 기르는 매화분을 특히 잘 합니다. 두 사람은 마음 깊이 연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그만 9개월만에 이황 선생이 경상도 풍기 군수로 발령이 납니다. 관기를 데리고 다닐 수 없던 그 시절의 법도로 인하여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헤어지는 마지막 날 밤에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서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황선생이 먼저 붓을 들어,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네.”라고 시운을 띄우니, 두향이 뒤를 이어 시를 써 내려가는데, “이별이 하도 서러워 잔 들고 슬피 울며 어느덧 술 다하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라고 이별의 아픔을 표현합니다.


이렇게 이별한 후 1570년 이황 선생이 69세로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21년 동안 다시는 만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두향은 이황 선생과 이별한 후 관기를 그만두었고, 장회나루 터 인근 남한강가에서 움막을 짓고 평생 이황 선생을 그리워 하며 삽니다. 이황 역시 두향을 그리워 하며, “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비어 있는 방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마라.”라고 두향에게 연정의 시를 보냅니다. 이에 두향은 평소 애절하게 키우던 매화를 이황에게 보냅니다. 그때 이황선생이 두향이 보낸 매화를 받아 들고서 평소 두향이 키우던 매화임을 확인합니다. 이황은 이로 인하여 매화를 특별하게 좋아하게 됩니다. 퇴계 이황 선생은 나이가 들어 초췌해지자, 매화에게 당신의 초췌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며 매화분을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 합니다. 죽을 때는 '매화에 물 주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가십니다. 이 매화는 그 대를 잇고 이어 지금 안동의 도산서원 입구에 그대로 피고 있다고 합니다.


이황은 매화를 받은 답례로 매일같이 마시던 우물물을 길어 두향에게 보냅니다. 두향이 이 물을 받아 들고는 마시지 않고 정화수로 떠 놓고 매일같이 이황 선생의 안녕을 빕니다. 이황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이 정화수가 붉은 색으로 물든 것을 보고는 4일 밤낮을 걸어 이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확인하고서는, 다시 남한강으로 돌아와서 내가 죽거든 그 분이 즐겨 찾던 강선대에 묻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남한강에 투신하여 퇴계 이황의 뒤를 따릅니다. 두향의 무덤은 퇴계 이황 선생 자손들이 벌초를 하며 돌보고 있다고 하는데, 청풍호 장회나루 건너편에 있습니다. 이 슬픈 두 사람의 애잔한 사랑을 기리기 위하여 매년 5월이 되면 단양에서 두향제가 열립니다.


단양팔경의 하나인 옥순봉에도 퇴계 이황과 두향의 러브스토리가 있습니다. 비가 갠 후에 여러 개의 푸른 봉우리가 죽순처럼 솟아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옥순봉입니다. 이 옥순봉은 특이하게도 두 고을에 걸쳐 명소가 되는 곳입니다. 제천 땅에 속해 있어서 제천 10경에 속하며, 이황과 두향의 러브스토리로 인하여 단양 8경에도 속합니다. 두향이 옥순봉의 절경에 감탄하여 이황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포함시켜 달라고 청원합니다.


이황 선생이 지금의 제천인 청풍부사에게 건의했는데, 청풍부사가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에 이황 선생은 옥순봉 절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옥순봉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해버립니다. 옥순봉에 글씨까지 새겨 넣으면서 두향의 청을 들어 주었다는 것이지요.


이제 곧 매화가 필 시기입니다. 매화가 피면 퇴계 이황과 단양 기생 두향의 러브스토리를 기억합니다.

2016년 2월 23일 사람통신
==========
스토리는 픽션입니다.

작가의 이전글집단사고 vs. 집단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