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할거면 감동을 주자

by 송창록

어차피 한 거 진짜 감동을 줄만큼 확실하게 합니다. 고객이 “그 정도까지 안 해도 된다고 할 만큼” 합니다. 회사에서 일도 누구든 미안해 할 만큼 합니다. 장사를 생각해 봅니다. 그만큼 하지 않고서 고객을 고객으로 묶어둘 수 있겠습니까? 장사라면 간절해야만 고객에게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왕 하기로 했으면 “그 정도까지는 안 해도 된다고 할 만큼” 해야 고수입니다.


만화 미생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김대리가 장그래에게 한 말입니다. ’사업’을 ‘장사’라고 생각하라고 하면서, “좋은 물건 싸게 사서 필요한 사람에게 파는 거 그게 장사지. 나가서 장사의 기본을 알아와!” 합니다. 장그래가 팔 물건은 남성 양말과 팬티입니다. 여기 저기 가서 팔려고 합니다. 지하철에서 팔다가 실패합니다. 친한 사람이 있는 기원에도 팔러 갔다가 오히려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왔다고 야단 맞습니다. 사우나 앞을 지나다가 문득 깨닫고 좌판을 엽니다. 회식 후 사우나를 찾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양말 세 켤레 + 팬티 1 장”을 만원에 팝니다. 불티나게 팔립니다.


반도체 공정도 그 자체가 Product이고 공정 엔지니어는 Sales Person입니다. 좋은 공정을 만들어서 반드시 필요한 고객에게 제 값 받고 파는 고수 장사꾼입니다.


만화 미생에는 임원에 관한 명문장도 있습니다. “모두가 땅을 볼 수 밖에 없을 때 누군가는 구름 너머 별을 보려고 한다. 그들을 임원이라 한다면 임원은 땅바닥을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구름위로 오르려는 속성을 띄게 된다. 그러나 구름 위로 오르는 순간 발은 땅에서 떨어지고, 자신이 바라보는 별과 땅의 채널을 잃어버린 임원은 추락하게 된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고. 임원은 계약직이다. 회사가 원하는 임원이란 구름 위를 기어오르는 자가 아닌 두 발을 굳게 땅에 딛고서도 별을 볼 수 있는 거인이었다.” - 미생, “종국”편 -


임원은 나무처럼 자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2016년 6월 14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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