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만 봅니다. 결과에서 실패사례는 보지 않습니다. 성공사례만을 보고 거기서 성공방정식을 발굴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성공방정식은 실패방정식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실패사례들은 성공사례와 동일한 과정을 거치다가 발생합니다. 거기에는 개인의 노력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법칙이 동작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 사례들을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탁월한 글빨로 풀어놓았습니다. 어떤 한 성공방정식이 유일한 성공방정식인 경우는 인간 세상에 없습니다. 인간이 모두 다르다가 진리이듯, 성공이 모두 다르다도 진리입니다.
벤치마킹을 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그 사례가 동작하는 조건과 환경이 동일하지 않으면 재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조건과 환경까지 벤치마킹을 할 수준은 되어야 벤치마킹을 제대로 했다고 하겠지요. 어차피 성공은 자기 안에 있는 것이고 조건과 환경을 잘 만나야 성공으로 발현합니다. 가을이 되어서 모를 내면 벼를 수확할 수 없습니다. 때에 맞게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때를 잘 만나야 하기도 하고, 또 때를 잘 판단해서 대의를 도모해야 합니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 실행하기만 하면 성공하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우연히 때가 맞으니 성공한 것이지요. 그 우연도 사실 우연이 아닌 것이지만요.
개인의 창의력에 의한 성공이 아무리 극적이어도, 성공의 평균적인 모습은 인문학적 이치를 따라갑니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지한 도전은 한 번은 성공할 수 있어도 꾸준한 성공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꾸준한 성공은 구성원 전체의 우직한 무게중심 이동으로만 가능합니다. 모든 구성원의 헌신이 없이는 장기적인 성공의 신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스타플레이어의 돌파력과 구성원의 헌신이 조합을 이룬다면 정말 아이디얼한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오래가는 회사 또는 오래 갈 회사는 구성원의 장기 근속을 장려합니다. 장기 근속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다. 장기 근속을 하려면 다양한 출구가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시행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PL/팀장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경영임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의 조직문화는 수직적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 연결질서로 전환됩니다. 기존보다 더 다양한 역할 프로그램과 역량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오래 다니는 것이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적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다. 구성원이 계속 다니는 것이 최선인 환경을 운영하고, 구성원이 나가게 되면 영웅을 내보내듯 안타까워 할 줄 알아야 좋은 회사입니다.
아직 SK하이닉스는 그런 좋은 회사가 아닙니다. 지금 난 괜찮으니 남의 일이라고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덧 때가 되어 자신이 그 상황에 놓여 똑같은 불평의 소리를 하게 됩니다. 우리가 우리 후배 구성원들을 위해 좋은 회사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방법이 없진 않죠.”
사람이 태어나자 마자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당연한 삶이듯,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향해 가는 것도 당연한 삶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죽음도 대비하지 않는데, 하물며 자신의 퇴사를 대비할 줄 알겠습니까?
2016년 8월 2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