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과 과점은 기업 성장 과정의 필연적인 결과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애플은 형태로는 포디즘의 화석이겠지만, 가치로는 토요티즘에 가장 충실한 맏아들입니다. 수직계열화를 꿈꾸었던 토요티즘과 달리 애플은 핵심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웃소싱하거나 오프쇼링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고객의 가치에만 집중한 결과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고객의 욕망을 현실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존재하던 시장에서 고객을 만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잠재 욕망에 있던 시장을 현실에 구현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형태가 같다고 다 같지 않습니다. 형태만 보면 고래도 어류입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의 가치이고, 가치란 곧 욕망입니다. 어떤 이는 있는 시장에서 발견되는 고객의 가치에 얼라인하고, 또 어떤 이는 현재 있지도 않은 시장에서 미래에 드러날 고객의 가치에 얼라인합니다.
Start-Up과 Big Company는 동작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애플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Start-Up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Start-Up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으면, 대기업처럼 바뀌겠지요.
기업은 국가가 아닙니다. 국가의 운영 원칙은 기업에도 적용되지 않아요. 국가가 지켜야 할 가치는 국민에게서 나오는 반면, 기업이 지켜야 할 가치는 고객에게서 나옵니다. 현재 고객을 상대하느냐 미래 고객을 상대하느냐에 따라 게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Start-Up 초기 고객들은 단일 모델의 상품에 열광하고 몰립니다. 인간은 구두쇠적인 인지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너무 다양하면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런 초기 고객들을 상대로 Big Start-Up들이 사업을 포지셔닝하고 승부를 겁니다. 애플과 다른 방식으로 구글스럽게 동작하던 수없이 많은 Start-Up이 실패하고 사라졌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선택된 형식적 전략의 차이점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만들어서 팔려는 사람의 욕망과 사가서 쓰려는 사람의 욕망이 뒤엉킨 혼돈의 시장에서 우연히 얽힌 욕망이 자가증식한 결과물일 뿐입니다. 욕망은 시대적 욕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은밀한데 집단적으로는 잔물결이 된 고객의 욕망에서 시작합니다. 우연히 Tipping Point를 돌파하면 인간의 집단 행동양식으로 증폭합니다. 발화점을 넘습니다. 그런 기업 중의 일부가 지금의 기업으로 남았습니다.
천지사방에서 이런 발화점을 넘은 기업을 만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알든 모르든 관계없이.
2016년 8월 17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