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by 송창록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가 안다고 말하는 것은 친숙한 것을 의미합니다. 경험으로 접해서 뇌가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사실 엄밀한 의미로 안다는 것은 본질과 관계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지하고도 있어야 하고, 안다는 것을 타인에게 설명하여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안다는 것은 지식의 확장이며, 지식의 얽힘을 통한 지혜의 창조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면,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릅니다. 안다는 것의 반대가 모른다는 의미라고 보통 인지하고 있는데, 알지 못한다와 모른다는 말은 다른 뉘앙스를 갖습니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남을 이해시킬 정도로 알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모른다는 말은 인지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서 “듣도 보도 못했다”는 뜻입니다. 모르지 않다는 말은 인지하고는 있지만 남을 이해시킬 정도까지는 알고 있지 못하다는 뉘앙스입니다.


메타인지는 개념이라는 추상을 통해 판단하는 기제입니다. 개념이라는 것은 정의/공식과 같은 규칙과 뉘앙스와 같은 느낌 등을 포괄합니다. 개념들의 얽힘과 연결을 통해서 굵직하게 판단합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과 공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여기서 갈립니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공부 못하는 사람들은 Detail에 집중하고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개념에 집중합니다. 메타인지는 개념의 축적으로 통해 구조화되니까요. 공부 잘하는 사람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개념적으로 얘기하는 사람과 개별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면 대화가 발전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개념이 없다고 할 때가 있는데, 숲을 얘기하고 있는데 자꾸 나무를 얘기하는 사람보고 하는 말입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말을 옮깁니다. “디테일을 보는 사람은 디테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헤매는 사람이다. 건물의 전체 구조와 흐름을 알아야 구석 구석의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고 사업의 전체 윤곽을 잊지 말아야 디테일을 정할 수 있다. 그래서 전체를 보는 눈이 없거나 전체와 디테일을 연결할 수 없는 사람은 디테일을 볼 수가 없다.”


개념이 없이는 이런 말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부분이 전체이고, 전체가 부분이다.”

2017년 2월 22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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