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는다는 것.
영화를 본다는 것.
뮤지컬을 본다는 것.
여행을 한다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
음악을 듣는다는 것.
전시회를 간다는 것.
등산을 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컨텐츠가 있는 활동입니다. 컨텐츠를 인지하고 의미를 음미하는 활동의 결과로 유추 또는 메타인지가 발달합니다. 무엇을 하든 어느 하나만 잘 하면 나머지 것들과는 통합니다. 다 잘 할 필요는 없는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 길은 없습니다. 한 가지라도 잘 하는 것 발견되면,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의 재능입니다.
위에 나열한 것들 중 Contents를 Delivery하는 미디어의 측면에서 가까이 있는 것이 글을 담은 책입니다. 요즘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동영상이 많이 있으나, 본다는 감각의 입체감을 대신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글 읽기는 이미 경험을 통해 뇌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하여 상상력으로 글과 글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활동입니다. 어떤 미디어도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는데, 특히 글은 미디어의 특성 상 더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와 글을 읽는 독자 사이의 경험이 다르므로 정보는 있는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글을 담은 책은 전송매체가 될 수 없습니다.
글이 책을 통해 세상으로 나오면, 책은 작가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와의 Interaction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작가의 의도는 독자의 경험에 의해 왜곡됩니다. 글 읽기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글 읽기는 독자 스스로가 작가가 제공한 Contents를 통해 자신만의 Context를 구성하는 과정입니다. 자기 스스로 Contents와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 읽는다의 의미는 Contents가 배경으로 갖고 있는 Context를 파악하여 자신이 갖고 있는 메타인지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의 의미가 자신을 날마다 재구성하는 것이라면, 가장 일상적이어야 할 삶이 책 읽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7년 3월 17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