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작주 입처개진

by 송창록

자기의 세계에서 발생한 일에는 자기의 책임이 있다는. 우연히 자기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일은 없다는. 그러니 모든 일에 스스로 주도권을 행사하고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임제선사께서 하신 말씀하고 같은 의미이지요. 물론 임제선사의 법어에는 훨씬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지만, 표면적으로는 같은 뜻입니다.

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의 세계이니라.

사물세계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실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항상 과거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허상이지요. 현재는 찰나로 존재하며, 삶은 찰나에 이루어집니다. 찰나가 진리입니다. 찰나의 순간에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 마음입니다. 마음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인해 행위가 결정됩니다. 마음지음으로 항상 새로운 현재가 찰나적으로 구성됩니다. 진리는 존재하지 않고 구성됩니다.


마음지음 없이 산다면, 타인의 삶에 사물로서만 존재합니다. 좀비 인생입니다. 마음이 깨달으면 내 탓이고, 마음이 깨닫지 못하면 남 탓입니다. 진리와 다른 삶을 지르면 허상인 삶이며 그 끝도 허상입니다. 무상하다는 말입니다.

2017년 4월 11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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