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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과 불편함

by 송창록

편리함은 불편함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은 편리하게 되고 편리한 것은 불편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편리함의 효용을 크게 인식하니까 불편함이 증가한 것을 망각합니다.


인간의 삶의 양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간의 문명은 인간 그 자체의 진화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도시의 밝음은 사람들이 잠을 충분히 잘 환경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낮에 명상센터를 기웃거립니다. 잠을 충분히 못 누리니 잠과 비슷한 기능의 명상을 돈 내고 시간 내서 좋다며 하는 겁니다.


옛날 같으면 불편함 때문에 육체가 움직임이 많았는데, 지금은 편리함 때문에 육체의 움직임이 감소하였습니다. 육체의 움직임을 위하여 따로 돈 내고 시간 내서 운동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편리함을 추구한 덕분입니다. 기업의 효율은 높아졌지만, 반면 인간의 육체는 퇴화하여 자기가 돈 내고 자기가 시간 내서 움직여야 합니다. 기업은 노동자의 이 비용에 대해서는 지불하지 않습니다.


AI가 개인화되면, 일상이 더 많이 바뀔 것입니다. 그런 일상에서 성 안의 사람과 성 밖의 사람은 극명하게 다릅니다. 디스토피아의 미래는 중세 시대로 항상 비유됩니다. 베트맨이 법 바깥의 히어로로 존재하는 고담 시의 풍경은 중세의 오마주입니다.


성안의 사람은 육체를 다른 시각으로 봅니다. 은하철도999, 공각기동대, Matrix, 블레이드 런너 등에서 다루었지요. 인간의 정체성은 정신일까요? 아니면 육체일까요? 아니면 둘 사이의 어떤 맥락일까요? 성안의 사람들은 “사라질 육체”를 꿈꾸고, 배트맨과 같은 히어로는 “회복해야 할 육체”를 꿈꿀까요? 1995년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와 2017년 실사 리메이크 “공각기동대” 사이에서 육체는 다르게 읽힙니다. 20년 동안의 기술의 발전이 관점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탈신체 영혼과 육체적 영혼 -공각기동대를 보고

http://scienceon.hani.co.kr/518632

그리고 AI 시대가 오면 돈 버는 곳은 따로 있다는.

아마존 vs. 구글의 AI 비서 전쟁! 숨은 승자가 있다?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7051210287784073


2017년 5월 29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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