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도구는 몸의 확장입니다. 인공지능도 뇌라고 불리는 몸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의 확장은 인간이 가진 정신활동의 영역이 사실상 한계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IT기술과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은 Bit으로 연결된 모든 세상에 닿을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연결되기 전까지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결이 되어야만 그제서야 세상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게 됩니다.
뇌 그 자체의 증강, 뇌와 인공지능의 연결 그리고 인공지능 간 연결. 이 세 단계를 거쳐 인간의 뇌가 24시간 연결되어 있으면, 진짜로 마음만 먹으면 Bit으로 연결된 모든 세상을 알고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인공지능을 매개로 모든 인간의 뇌가 연결되는 세상도 가능합니다. 인류는 몸은 따로 분절되어 있지만 뇌는 하나인 그런 세상을 살게 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노동운동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임금인상, 노동의 의미 찾기, 이런 것일까요? 박노해 시인의 이름인 “노해”는 “노동해방”을 의미합니다. 노동운동의 목적은 “노동해방”입니다. 노동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하지 않고서도 생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를 “테크노사회주의”의 심장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기술의 발전을 통한 인당 생산성이 극도로 높아서 노동하는 사람이 매우 적게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노동하지 않고서도 부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 유토피아와 같은 미래가 실리콘 밸리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동은 일생에 특정 시기에 군대 다녀오듯이 돌아가면서 한 번 하면 됩니다. 어쩌면 그 시대에는 일시적 노동에 대한 의무가 시민권의 요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궁극에는 어떤 인간도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올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미래에는 도대체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2017년 7월 12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