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Threshold

by 송창록

반도체 Transistor에는 Threshold Voltage가 있습니다. Voltage가 어느 특정 Voltage 이상을 올라가지 않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습니다. 특정 Voltage를 Threshold Voltage(Vt)라고 합니다. Output Current를 내려면, Vt 이상의 Input Voltage를 가해야 합니다.


공부 또는 일에도 Threshold가 있습니다. 보통 이를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많이 말합니다. “노~~~~~력”을 강조할 때 많이 인용합니다. 하루 8시간과 주 5일을 기준으로 하면, 일주일에 40시간을 씁니다. 1만 시간이 되려면, 250주가 필요합니다. 1년은 52주이므로 꼬박 4.8년이 걸리네요. 적어도 어느 한 분야에서 좀 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 일만 4.8년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 5년의 시간이 Threshold Time입니다. Incubation Time이라고도 부릅니다. 5년이 흐르기 전까지는 Output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인생이란 것이 묘한 모습이 있습니다. 5년의 시간이 지나서 뭔가 좀 할 수 있게 되면, Input 시간에 따른 Output은 Exponentially 변합니다. 보통 이 커브는 S자 커브를 그리는데, Product Life Cycle이라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익힌 것은 처음에는 가치가 Exponentially Increase합니다. 변곡점을 만나면 Slope이 점점 감소하면서 Increase합니다. Saturation이 되면, 두번째 변곡점을 만나는데 Exponentially Decrease합니다. 어떤 경우는 그 기울기가 엄청 가파르게 떨어져 정말 짧은 시간에 소멸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Life Cycle이 너무 짧아져서, 예전에 10년 가던 역량이 5년도 채 가지 못하고 쓸모가 없어집니다.


신입사원의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됩니다. 입사 후 5년은 정말 자기가 담당할 업무 영역에 재미를 붙이고 몰입을 합니다. 그로부터 배우고 익힌 것을 가지고 다시 5년 동안 자기가 실력을 최대로 발휘하면서 성과를 냅니다. 변화의 변곡점을 만나고, 자기가 담당한 업무의 가치가 예전과는 달라진 것을 알게 됩니다. 이미 변곡점을 지난 다음에 적응하려고 하니, 늦었다는 것을 압니다. 20%의 누군가는 이미 앞서 나간 다음입니다.


신입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에 다니는 기간을 4년/4년/5년/5년/5년 이렇게 구간으로 나눕니다. 첫 4년 동안 두번째 구간인 다음 4년에 필요한 역량을 준비합니다. 두번째 구간에서는 첫 구간에서 쌓은 역량으로 실력 발휘를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세번째 구간인 첫 5년에 필요한 역량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필요한 역량이 연속된 일의 Level-Up일 수도 있고 다른 업무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Pattern을 갖고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저축된 역량은 운이 따르지 않아서 쓸모가 없더라도 복리라는 마법을 거쳐 언젠가는 꼭 크게 쓰인다고.


자기가 지어놓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지 절대로 받을 수가 없다는. Threshold 이상은 반드시 지어야만 한다는.

2017년 8월 2일 독서통신

작가의 이전글판단보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