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는 예측이 가능한 사건이고, 불확실성은 예측이 불가능한 사건이라고 합니다. ‘수율 Ramp-Up할 때 공정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하면 리스크입니다. ‘앞으로의 사업 전개 방향이 모호하다’고 말하면 불확실성입니다. 준비하는 사항이 서로 다릅니다. 리스크는 예방하는 대책을 수립하고, 불확실성에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준비합니다.
리스크가 리스크인 이유는 발생하는 것은 확실한데 언제 어떻게 어떤 것이 발생할 지는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입니다. 죽음은 리스크인가요, 불확실성인가요? 죽음은 리스크입니다. 리스크는 예방해야 합니다. 건강을 평소에 잘 챙기고 행동 규칙을 세우고 생활 규범을 수립합니다. 준비할 사항이 하나 더 있다면, Risk가 발생한 후 터지는 파급 효과를 Hedge합니다. 즉, 보험을 들어 놓습니다.
이미 발생한 Risk를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Crisis, 즉 위기라고 합니다. 위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잘 준비해놓은 BCP(Business Continuity Plan)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BCP 매뉴얼의 높은 완성도, 주기적인 리뷰 그리고 기술의 발전에 따른 업데이트가 사회의 안전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BCP 매뉴얼의 부족함으로 인해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세월호 사건은 ‘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 물에 빠져 죽은 사건’이 아닙니다. ‘멀쩡해야 할 배가 뒤집어진 사건’이며, ‘침몰한 배로 인해 물에 빠진 사람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사건’입니다. 주어를 빠져 죽은 사람과 유족으로 돌리면 그 자체가 씻을 수 없는 죄악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발생가능성을 고려한 다양한 Case에 따라 시나리오를 작성합니다. 가능성으로 검토한 Case가 실제로 발생하면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실행합니다. 시나리오도 조건과 환경이 다양해지면 복잡해지는데, 굵은 줄기 수준으로 보통 작성합니다. 함정은 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너무 추상적으로 짜놓는다는 것.
핵심은 의사결정의 원칙과 방향성입니다. 전사 차원 시나리오가 4가지이면 하부 조직 차원에서도 4가지 시나리오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평소에 짜놓고 검토하는 하부 조직이 거의 없다는 불편한 진실. 물론 나 조차도, 이런 점에서는 아직 초보자라는. 진짜 핵심은 처음 짠 계획들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절대로 없다는 현실감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대충 시작해 놓고 자주 들여다 보고 다듬어야 한다”가 결론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가 단지 성경 구절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2017년 8월 8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