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하나. 모르고 잘못을 저지른 것과 알고도 실수를 저지른 것 중에 어는 것이 더 큰 죄일까요? 대개는 알고도 실수를 저지른 것이 더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르고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 관대합니다.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르고 잘못을 저지른 것이 훨씬 더 큰 죄입니다. 불법에서도 무지, 즉 어리석음을 욕심이나 성냄보다도 더 큰 죄로 봅니다. 진리 또는 바른 이치에 대해 무지하여 인간이 죄를 반복적으로 짓기 때문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연기법을 깨달아 부처가 되었습니다. 부처란 말은 ‘깨달은 사람’을 뜻합니다. 연기법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법문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은 불설법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인간이 나고 죽는 이치를 알아내 생사를 벗어나는 방법을 깨닫고자 하였습니다. 그 깨달음을 12연기로 설하였습니다. 12연기는 순차적으로 무명(無明)·행(行)·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生)·노사(老死)입니다. 무명으로 시작해서 생과 노사로 이어집니다. 무명은 밝음이 없다는 뜻인데, 범어로는 아비디아(a-vidya)입니다. 지혜가 없다는 뜻입니다. 지혜가 없다면 절대로 연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알고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자기가 잘못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합니다. 아는 사람은 그 자각으로 인해 반성과 참회를 합니다. 다음에 같은 실수를 다시 또 저지르지 않습니다. 반면 모르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합니다. 모르는 사람은 잘못이 뭔지를 모르니 반성과 참회가 없으며 같은 잘못을 반복적으로 저지릅니다. 잘못이 잘못인 줄 모르는 사람은 누군가가 잘못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사람이 스승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지혜를 주시는 분은 항상 존경하고 공양해야 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모른 채로 태어나서 살면서 삶의 지혜를 쌓아갑니다. 지혜가 있음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됩니다. 몸은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에게서 받지만, 삶의 지혜는 스스로 구해야만 얻어지는 것입니다. 지혜를 얻고 지키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연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인간만이 연기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르면 미혹하고 알면 벗어나는 것이 이치입니다. 알려고 하지 않으니, 벗어나지 못할 뿐입니다. 아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닙니다. 금이 아무데나 굴러다니고 있지 않듯이.
아기 침팬지와 아기 인간을 같이 키우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침팬지가 인간이 될까요? 인간이 침팬지가 될까요? 침팬지는 침팬지가 되고, 인간은 침팬지가 됩니다. 이 비극적인 실험이 진짜 있었습니다.
http://mag.scientist.town/content/view/82630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2630
2017년 9월 14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