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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창록 Jun 13. 2021

인간의 정체성

진리의 정의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이고 불변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변화가 너무나 빠릅니다. IT기술이 너무나 급격히 발달하여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온다고도 합니다. 미래학자들은  시기를 제각각 셈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후의 세상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아주 오래  농경시대만 하더라도 시간이 아주 느리게 갔습니다. 마을의 노인들은 지식의 보고로서 절대적으로 공경을 받았습니다. 지식은 노인들에게서 아이들에게로 옛날 이야기처럼 구전되었습니다. 글이 생기고 책이 등장하면서 지식의 보고가 도서관으로 넘어갔어도, 아직 전문가라고 불리는 노인들은 공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생존에 필요한 지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새로 배우기엔 이미 너무 늦었는데 오래도록 살아야만 하고, 한참 일하고 있는 중년들은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하며, 청년들은 노동시장의 변화에 준비하지도 못한  세류에 흘러 떠다닙니다. 소년들과 어린이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미래가 사라졌습니다. 무엇을 가르쳐야 앞으로 일하면서 먹고   있을  현재로서는 불확실합니다. 노력이 아니라 운이 좋은 사람들의 세상이 활짝 열렸습니다.


여전히 진리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이고 불변하는 것이긴 한데, 이제는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것이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없다는 것이 보편적이고, 불변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 불변합니다. 있다고 믿는 것이 사실 없으며, 없다고 믿는 것이 사실 있고, 실상은 사실 허상이며, 허상은 사실 실상입니다.


이제  모든 것이 가능해질 세상에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 가능한 것이 사라진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그런 세상에 스스로를 내던져버린 인류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까요?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에서 “나는 연결된다. 나는 존재한다.” 바뀌는 세상. 연결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영국드라마 “Humans”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삶에 들어온 미래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완전함을 보유한 인공지능 로봇에 길들여진 불완전한 인간의 미래가 적나라합니다. 인공지능 로봇에 인간이 길들여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서 지골로 조가 말합니다. “로봇 애인을 경험하면, 다신 인간 남자 친구를 만들고 싶지 않을 거야.”


지난  시간 동안 인류는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하였습니다. 인간의 모든 물질성이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된 세상에서 인류는 다시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노동없는 세상에서 도대체 인간은 무엇일까요?


https://youtu.be/wtdtU4mqqig


2017년 9월 16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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