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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창록 Jun 13. 2021

인류사적 사건

불행히도 요즘은 통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러 이벤트로 몸이 피폐한 사유도 있지만, 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개념의 이해를 위해 많이 듣고 만나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하는 인간을 가장 우수한 인간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알파고 Zero 바둑의 신이 된다고 해도, 인공지능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모르는 것을 질문하지 못합니다.  정확한 말로는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릅니다. 인공지능은 아는 , 또는 학습한 것을  합니다. 인공지능은 모르는 것을 판단하지 못합니다.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는 인공지능에게 사자를 던져주면 개라고 판단합니다.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만 질문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의식은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타고난 빅스토리 이야기꾼입니다. 개념을 드러내기 위해 개념의 표상을 정의하고 단어를 직조합니다. 기술인본주의와 데이터교를 대비시켜서 대체불가능한 의식의 가치를 설명합니다. 모든 종교는 포교하고 선교하여 지상을 장악하려고 합니다.  포교를 위해  종파와 교단은 막대한 자금을 불어 넣습니다. 이런 종교 집단의 노력들을 비웃으며 지구를 완전히 장악한 종교가 하나 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종교. 화폐와 시장이라는 실체적으로 허상에 불과한 개념을 매개체로 공유함으로써  인류를 포교하였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종교는 얼마나 강력한 , 기존 종교마저도 자신의 영역에 포섭해버렸습니다.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할  있는 능력은 인간의 근본은 사실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는 뜻입니다.


인류는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인간의 의식이 작용하는 범위를 몸이라고 부르는데, 이제 도구의 발전으로 몸은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의식은 육체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육체에 갇혀서 육체에 지배되었던 의식이 육체로부터 완전히 각성하여 독립하는 사건. 불교에서는 그 사건을 열반이라고 합니다. 각성하지 못하고 육체에 지배된 채로 의식이 육체를 떠나면 종교에서는 그 사건을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열반은 실리콘 밸리에서 기술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실존의 문제입니다. 그리 멀지 않고 가까운 미래에 닥칠 인류사적 사건입니다. 지금은 과학과 종교가 합일에 이르는 극적인 미래의 초입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 23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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