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의 관점에서 지구를 지배한 식물은 무엇일까요? 벼, 밀, 옥수수와 같은 인간이 식량으로 사용하는 곡물입니다. 자연에 방치되지 않고 인간과 공생함으로써 지구를 덮을 수 있었습니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구를 지배한 동물은 무엇일까요, 인간을 제외하고? 소, 돼지, 양, 닭과 같은 인간이 식량으로 사용하는 가축입니다. 자연에 방치되지 않고 인간과 공생함으로써 지구를 덮을 수 있었습니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곡물과 가축의 종족을 번식하기 위하여 인간은 이들 생명체의 노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들에게 종속됨으로써 문명을 이루고 종족 번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길들인 것일까요?
공생은 생존 뿐만 아니라 진화에도 핵심 동력입니다. 공생은 서로 다른 개체나 특질이 함께 살아감으로써 Win-Win 상황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부지런함과 게으름도 그런 의미에서 공생관계입니다. 모든 대립 개념, 충성과 배신, 정과 반, 높음과 낮음 등도 엄밀하게 말해 공생관계입니다. 공생은 다름이 모여 전체적으로 한 몸처럼 되는 현상입니다. 분업에 의한 협업, 즉 전체최적화의 생물학적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생존하고자 하는 것이 본능입니다. 지구 역사에서 수없이 많은 생명체가 탄생하고 또 멸종했습니다. 멸종의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고 생명체는 위기관리능력을 키웁니다. 위기관리능력을 넘어서는 환경 변화가 발생하면 생명체는 멸종합니다. 지구에는 5번의 대멸종이 있었습니다. 6번째 대멸종은 인간에 의해 진행되고 결국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생명체가 취하는 위기관리의 핵심은 Redundancy입니다. 개미는 자기 집단의 3분의 2를 Redundancy로 둡니다. 3분의 1의 개체가 늙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전투하다가 죽으면, 나머지 3분의 2의 개체가 그 빈자리를 대신합니다. DRAM의 Redundancy와 같은 개념입니다.
생존 환경의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유전자를 계승하여 종속하려면,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노동이 종말하고 생산성이 극대화 되어 인간의 절대 다수가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사회가 되면, 인간의 대부분이 Redundancy가 됩니다. 인간의 수는 많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멸종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전 우주에 흩어져 거주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멸종하지 않고 영원히 종족을 보존하는 지적 생명체가 됩니다.
인디언 마을에 다수의 젊은 남자가 소 한 마리를 사냥했습니다. 이 소 한 마리를 어떻게 분배할까요?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남자에게 제일 많이 줄까요? 아니면 참여한 남자를 기준으로 균등하게 배분할까요? 남자들은 제일 먼저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충분하고 넘칠 만큼 배분하고, 그 다음에 여자들에게 충분하게 배분하고, 그 다음에 사냥에 참여하지 않는 남자들에게 적당하게 배분하고, 마지막으로 사냥에 참여한 건강한 남자들이 부족하지만 균등하게 배분합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온 인간은 자연의 이치를 몸으로 체득합니다.
자신이 구성한 Virtual Reality인 ‘에고’에 빠져 있는 인간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하여 존재할 수 있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에고’에 빠져 있는 인간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에서는 ‘공생’ 또는 ‘협업’이란 말은 의미가 없는 말입니다. 남의 눈의 티끌은 보이고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불확정성의 원리’와 ‘불완정성의 정리’는 우주가 자신이 창조한 인간에게 주는 경각심입니다.
2018년 3월 9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