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와 디테일

by 송창록

아침마다 회사에 출근하면 날마다 누군가가 메시지를 보내줍니다. 그 분들은 정말 감사한 분들입니다. 자기가 정성들여 스크랩하거나 북클립하거나 옮겨 적거나 한 것을 나누어 줍니다. 나눔은 소중한 행위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제 메일 아래에 붙은 한 줄의 글입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증식하는 것이 바로 지식이다.” 피터 슈워츠라는 경영학계에는 유명한 분이 한 말입니다. 죽어서 갖고 가지도 못할 지식을 자기만 알고 있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참이슬 “F1”의 스토리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술자리에서 얘기합니다. 낯선 술자리에서 레포로서 인트로를 매끄럽게 하는데, 그만한 Media가 없습니다.


생명이라고 불리려면 마땅하게 가져야 할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유전이요, 둘째는 신진대사이요, 셋째는 진화입니다. 유전은 자신의 형질을 후대에 물려주는 속성입니다. 신진대사는 에너지를 얻고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행위를 하기 위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속성입니다. 진화는 환경에 변화에 따라 형질의 변화가 일어나는 속성입니다. (이대열 박사의 ‘지능의 탄생’에서 발췌)


증식하는 형질만이 진화에 성공합니다. 증식하지 못하면 멸종합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농업을 통해 곡물을 얻은 것이지만, 곡물의 입장에서는 인간에게 유용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증식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제는 인간이 알아서 형질 변화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육종이라고 합니다. 누가 누구를 돌보고 있는 걸까요.


작은 돈은 자기가 노동해서 또는 장사해서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큰 돈을 벌 수 없습니다. 큰 돈은 자기가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이 벌어다 줍니다. 작은 돈을 버는 방법과 큰 돈을 버는 방법은 Mechanism이 다릅니다. 큰 돈을 벌고 싶다면, 큰 돈을 부릴 줄 아는 사람에 투자해야 합니다. 크기와 규모는 고수에게 변수가 아닙니다. 고수는 세상을 Fractal로 봅니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유추하고, 큰 것으로 작은 것을 유추하고.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해야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은, 본래 타고난 고수이기 때문에 작은 것 조차도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수를 절대로 고수로 자라지 못하게 하려면,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만 시키면 됩니다. 그러면 작은 것만 영원히 잘하는 사람이 됩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페북 어록 하나를 퍼옵니다. “디테일을 보는 사람은 디테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헤매는 사람이다. 건물의 전체 구조와 흐름을 알아야 구석 구석의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고, 사업의 전체 윤곽을 잊지 말아야 디테일을 정할 수 있다. 그래서 전체를 보는 눈이 없거나 전체와 디테일을 연결할 수 없는 사람은 디테일을 볼 수가 없다.”


‘전체최적화’가 ‘균등화’가 아니라 왜 ‘선택과 집중’의 다른 표현인지. 왜 생명체가 진화하는 과정이 ‘선택과 집중’인지.

2018년 3월 14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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