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나

by 송창록

해마다 신입사원이 들어옵니다. 딱 3개월만 지나면, 옥석이 구분됩니다. 치고 나가는 신입사원은 자기가 익혀야 할 것들을 리스트하고 스스로 물어 물어 찾아 익힙니다. 시키는 일도 잘 하지만 그 일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연관된 분야도 익힙니다. 이런 모습을 보인 신입사원 치고 지금 한 가닥 하고 있지 않은 구성원이 없습니다.


진짜 될 구성원은 이 태도를 직급이 올라가도 지속적으로 견지합니다. 일을 바꿔보고 조직을 옮겨줘도 여전히 스스로 학습하고 길을 뚫어 나갑니다. 이런 태도를 갖고 있는 구성원 치고 지금 한 가닥 하고 있지 않은 구성원이 없습니다.


회사는 공부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성과를 내러 오는 곳입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구성원의 역량을 고용하는 것이 회사입니다. 회사는 정부의 보편 복지처럼 보편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성과를 낼 만한 구성원에게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선택적 교육을 제공합니다.


회사의 교육은 대학의 교육과는 차별적이며, 회사는 고용의 유연성이 높다면 교육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사로서는 잘 교육되어 있는 구성원을 제대로 발굴하여 고용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불특정 다수 구성원을 대상으로 역량 향상에 힘을 쏟을 이유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교육은 구성원 개인의 몫입니다. 회사에서 교육을 시켜주지 않아도 역량있는 구성원은 스스로 그 역량을 쌓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지 회사가 마련해주는 보편교육제도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회사는 공부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합니다. 억지로 공부시켜서 개과천선이 된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이벤트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는 다양한 영역이 서로 만나서 이루어진 네트워크입니다. 네트워크는 특성 상 어느 한 Node가 잘못되어도 다른 Node들이 분산하여 정상동작하게 합니다. 규모가 있는 회사는 네트워크 특성으로 인하여 설령 누구 하나가 오늘 사라져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굴러갑니다.


나 하나 사라져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굴러갈 회사에서 도대체 나의 존재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회사는 답을 주지 못합니다. 스스로 공부해서 깨닫는 수 밖에 없습니다.

2018년 1월 4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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