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by 송창록

사람은 생각하면서 살아야 사람이므로, 사람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 소중합니다. 사람은 그나마 하는 생각조차도 자기중심적으로 하기 때문에, 비록 사람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보편적인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악은 평범합니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삶 그 자체가 악임을 누가 알겠습니까?


리더의 덕목으로 꼽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진정성, 일관성 그리고 자아성찰입니다. 진정성은 내면과 외연의 일치를 말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생각과 일치합니다. 구성원들이 리더의 행위로부터 리더의 생각을 읽어냅니다. 겉과 속이 다르면, 구성원이 따를 수가 없습니다.


일관성은 추구하는 가치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일관성을 가진 리더는 소명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구성원들이 얼라인하기 좋습니다. 피할 건 피하고 맞출 건 맞춥니다. 마음이 잘 맞는 리더를 만나서 일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리더가 일관성만 있어도 거기에 맞춰서 일해 줄 수는 있습니다.


자아성찰은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여 보는 것을 말합니다. 리더가 되어야만 자아성찰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리더가 되었다면 진짜로 자아성찰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리더가 구성원과의 관계 형성에 실패하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자신의 미래도 망가집니다. 구성원이 리더에게 가지는 감정과 평가는 리더 스스로는 절대로 들여다 볼 수 없는 맹점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성격을 바꾸지는 못해도 다르게 연기할 수는 있습니다.


소시오패스가 있습니다. 100명 중 4명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합니다. 사이코패스는 행위로 티가 나는데, 소시오패스는 행위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소시오패스에게 사람은 도구입니다. 자기의 성과나 필요에 득인가 독인가로 사람을 판단합니다. 쓸모가 없으면 그 관계는 바로 끝납니다. 누가 소시오패스인지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직접 겪어보고 나서 사후적으로 알게 된다고 합니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가 ‘어쩌다 어른’에서 소시오패스 감별법을 알려 줍니다. 일단 똑똑합니다. 좋은 대학 나오고 능력도 있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경멸합니다. 자기보다 능력도 없는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대놓고 무시합니다. 리더가 자기의 것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권리와 안전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그 다음에는 연락 뚝. 공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따지고 정치적 견해를 따지고. 상사의 권력이 약해지면 바로 약점을 잡아서 딛고 올라서려 하고. 주변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이익에 따른 판단으로 바로 직행하고. 압박면접에서는 감정적으로 동요해야 하는데 포커페이스로 통과하고. 그런데 중요한 점은 소시오패스는 자기가 소시오패스란 것을 진짜로 모릅니다.


모든 악은 평범합니다. 악해서 악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악해집니다.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인성이 되어 먹지 않은 사람은 중요한 자리에 앉히지 말라고 합니다. 그를 악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심은경 주연의 영화 ‘널 기다리며’에 나오는 명대사 하나. “악한 사람이 이기는 단 한가지 방법은 선한 사람이 아무것도 안해서”라고.

2018년 6월 15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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