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vs. 뇌물

by 송창록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식

有緣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識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가도 서로 만나고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 중국 속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 앞에 하나가 덧붙어야 진짜 의미입니다.


(자기가 지어놓은)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가도 서로 만나고, (자기가 지어놓은)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 인연은 운이 아닙니다.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받는 인과이거나 자기가 한 발원입니다.


서로 부부가 되는 것은 인연을 짓는 일이지, 자기가 지어놓은 인연이 있어서 만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부부는 남남이고 돌아서면 끝입니다. 서로가 지어 놓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죽어서도 가는 길이 서로 다릅니다. 부부가 되었으니 인연이 있었다고 믿을 일이 아니고, 새로 인연을 지어야 하므로 오히려 더 소중하게 서로를 생각해야 합니다.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인연을 짓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부의 인연은 끊을 수 있어도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끊을 수 없습니다. 종교적 의미로 태어남은 영혼이 몸을 받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은 것이 아니라, 자식이 부모를 선택한 것입니다. 자신이 태어날 수 있도록 몸을 주신 부모의 은혜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효심은 모든 종교의 근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Give and Take’하는 세상입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품앗이입니다. 주지는 않고 받기만 하면 빚만 떠안은 삶이 됩니다. 거래는 공평해야 합니다. (꼭 균등할 필요는 없지만요.) 밥을 한번이라도 먹게 되면, ‘Give and Take’가 동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선함도 악함도 탄생합니다. ‘Give and Take’ 그 자체가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거기에다가 꼬롬한 ‘흑심’을 담으니까 문제이지.


회사 생활을 잘 하는 팁입니다. 이벤트가 발생할 때 내가 해야 할 일인지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인지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이벤트가 ‘자연인’인 내 일인가, 아니면 회사라는 Title을 가진 ‘회사원’인 내 일인가로 판단합니다. 자연인이어야 하는 이벤트는 휴가를 내서 자연인으로 (대개는 회사 Title을 떼고) 합니다. 회사라는 Title이 의미를 갖는 이벤트라면, 회사를 대표해서 내가 하는 것이 회사의 관점에서 가장 좋은 선택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자기가 회사를 대표하는 적절한 ‘포지션’에 있지 않다면, 아무리 실력이 높다고 생각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회사는 ‘법인’이라는 주체입니다. 모든 구성원은 각자 자기의 ‘포지션’에서 회사를 ‘대표’합니다. 회사 일을 하는 동안은 그 ‘포지션’이 자기 자신을 살아갑니다.


주고 받는 것은 선물도 있고 뇌물도 있습니다.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1) 받고 잠을 잘 자면 선물, 못 자면 뇌물. (2) 언론에 보도되어도 문제가 없으면 선물, 탈 나면 뇌물. (3) 다른 직위에 있어도 받을 수 있으면 선물, 아니면 뇌물.


자기를 먼저 생각한다고 해서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되지 않습니다. 욕심이 자기의 주인노릇을 합니다.

2018년 6월 22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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