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네트워크

by 송창록

인간은 실패로부터 배우는 동물이자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나는 실패작입니다. 그대로 놔두면 다른 동물의 먹이감이 되거나 바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본 적이 있는 얘기입니다. 인간이 미완성으로 태어나기에 얻어진 개이득에 관한 얘기입니다.


하나. 인간은 미완성으로 태어나기 때문에 돌봄이 필요한데, 독립할 수 있기 까지 할머니의 도움으로 자란다는 것. 할머니 덕분에 아빠와 엄마는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도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아울러 할머니의 경험과 지식이 대를 건너 뛰어 손자/손녀에게 전수될 수 있었다고. 할머니 덕분에 가족과 사회라는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둘. 인간은 미완성으로 태어나기에 아빠가 누구인지 인지적으로 알아채기가 어렵다는 것. 엄마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만 아빠가 누구인지는 불명확할 수 밖에 없다고. 남자는 여자가 낳은 아이를 자기의 아이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데, 태어난 아이는 미완성이라 돌봄이 필요하다고. 남자는 미완성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수컷이라는 생물학적 본성을 거세하고 아버지라는 사회적 본성을 가지게 된다고.


아이가 미완성으로 태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직립보행으로 인해 여자의 골반이 좁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로 인해 다른 유인원에 비해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사망률이 훨씬 높습니다. 현대 의학이 발달하여 제왕절개술이 나오기 전까지 출산은 그야말로 목숨을 거는 과정입니다. 태어남 그 자체가 어미를 살해하는 과정입니다.


날 때부터 미완성인 인간이 완성에 도달하는 것은 어느 순간일까요? 인간은 미완성으로 태어난 덕분에 가족을 이루는 기간이 다른 유인원에 비해 훨씬 깁니다. 일반 유인원은 성징이 나타나면 독립합니다. 인간은 성징이 나타난 이후에도 한 동안 부모의 보살핌 아래 있습니다. 미완성인 인간의 완성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입니다. 더 나아가 노부모를 공양할 줄 알아야 사회적 인격체로서 인간의 완성입니다.


인간은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안은 채 사회성과 도덕성을 획득하여 생물학적 동물에서 사회적 동물로 진화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서로 다르게 부족함을 갖고 태어납니다. 부족함도 성장 과정에서 사회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채워집니다. 인간은 서로 다르게 미완성으로 태어나 서로 다르게 성장합니다. 다름 네트워크가 인간 사회입니다.

2018년 12월 4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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