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행복

by 송창록

Serendipity. 우연한 뜻 밖의 발견. 우연한 행복이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그게 행복임을 깨닫는 걸 의미합니다. 매 순간마다 그 순간이 행복이라는 걸 알면, 삶 전체가 행복합니다. 그러할 수가 없기에 인간은 행복을 추구합니다. 사실 행복은 발견하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행복은 복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인으로부터 무엇가를 받으면 행복한 겁니다. 복은 타고난다고도 합니다. 유교에서 말하는 다섯가지 복이 그렇습니다.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Longevity, Wealth, Health, Love of Virtue, Peaceful Death. 이런 복은 갖고 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연한 선물은 행복이라기 보다는 빚진 겁니다. 나에게 일체 관계가 없는 사람이 선물을 하면 받으면 안됩니다. 받아도 되는 사람에게 받아야만 하고 선물을 받았으면 꼭 갚아야 하고 그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에게 선물을 해야 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은 없습니다.


불법에서 복이란 자기가 지어 자기가 받는 것입니다. 공짜가 없다는 말입니다. 받은 만큼 지어놓지 않으면 다음에 받을 것이 없습니다. 말년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젊은 시절 복을 짓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말년이 행복해야 진짜 행복입니다. 복을 짓는 것을 적선(積善)이라고도 합니다. 덕을 베푼다고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중에 타먹으려고 적금을 드는 것과 매한가지입니다.


우연한 행복을 선사할 이유도 없지만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진짜 우연한 행복은 적선을 받으려고 찾아온 사람을 우연히 만나는 겁니다. 복을 받는 기회가 아니라 복을 지을 기회를 만난다는 뜻입니다. 복 짓기가 사실 수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선을 받으려고 찾아온 사람은 내치지 않는 법입니다. 거지가 구걸하러 왔는데, 음식을 주지는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합니다. 몸 아픈 사람이 약을 구하는데, 약을 사주지는 못할 망정 고통을 더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누군들 구걸하고 싶어서 구걸하고 아프고 싶어서 아프겠습니까. 자기가 지어 놓은 복이 없어서 빌어 먹고 아프게 사는 건데,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내치다니요.


평소에 단 돈 만원이라도 매달 배고픈 사람과 아픈 사람에게 기부하는 행위는 그래서 소중합니다. 설령 그 기부를 누군가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여 낭비하더라도 말입니다. 조금이라도 기부금의 일부가 필요한 사람에 가면 자기가 지은 복이 되는 것이고, 기부금을 낭비한 사람은 낭비한 대로 죄를 짓는 겁니다. 매일 매일 착하게 삽시다.

2018년 12월 6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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