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 vs. 병렬태스킹

by 송창록

‘멀티’라는 단어는 ‘여럿’이라는 뜻인데, 이걸 ‘동시에’라고 이해합니다. ‘멀티잡’이라고 하면 직업 또는 업무가 여러 개라는 의미입니다. 멀티태스킹은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번갈아’ 여러 일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는 ‘병렬태스팅’이 맞는 말입니다.


인간에게 병렬 프로세스는 매우 자연스런 능력입니다. 병렬 프로세스는 무의식 영역입니다. 몸을 유지하는 생화학 프로세스는 인지하지 못하는 병렬 프로세스입니다. 병렬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으면 생명체는 유지되지 못합니다.


인간 의식은 병렬 프로세스에 최적화되어 있을까요? 불행히도 인간 의식은 병렬 프로세스 뿐만 아니라 멀티태스킹에도 최적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유는 뇌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머리를 너무 썼더니, 배가 너무 고파요’는 자연스런 생리 현상입니다. 다이어트가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는 행위인데, 몸 쓰는 것보다 머리 쓰는 것이 효율이 높습니다. 뇌 활동이 극대화되면, 몸의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꿔 뇌로 보냅니다. 농담으로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몸만 써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생명 유지를 위한 무의식 병렬 프로세스에다가 의식적인 병렬 프로세스가 추가되면 몸이 견디지 못합니다. 이대열 예일대 신경과학과 석좌교수가 쓴 ‘지능의 탄생’에 보면, 뇌는 생명체의 분업 활동 결과로 탄생한 유전자의 노예입니다. 유전자는 자기복제를 하고, 몸은 유전자의 자기복제 수단이고, 뇌는 그 몸을 위한 도구입니다. 뇌는 몸에 대한 최적화가 먼저이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병렬태스킹을 합니다. 여기에 에너지를 어마하게 사용합니다. 지능은 그 후에 얹어집니다. 지능마저 병렬태스킹을 하면, 인간의 몸은 에너지원으로 더 이상 쓸모가 없습니다. 영화 공각기동대, 론모우어맨, 루시 등은 폭발하는 에너지 소모량을 감당하지 못하여 몸으로부터 독립하여 네트워크로 거주지를 옮긴 지능을 다룹니다.


인간의 지능은 몸에 갇혀 있습니다. 지능은 ‘동시에’ 하는 병렬테스킹이 거의 불가능하며, ‘번갈아’ 빨리 하는 멀티테스킹에도 최적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번갈아’ 빨리 하면, 일도 안되고 건강도 해칩니다. 생리현상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지능에다 끌어다 쓰면 몸이 견디지 못합니다.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먹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능 관점에서 집중이 최고로 효율이 높으며, 최소 15분 동안 한 종류 일만 하면 좋습니다. 연습이 되면 지치지 않고 1시간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연습이 되면 한 나절 4시간은 꼼짝 않고 한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딸에게서 현장을 발견합니다. “게임”.

2018년 12월 28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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