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학습자산

by 송창록

확실하다고 믿은 것이 막상 틀리면 교정이 빨리 됩니다. 믿음을 저버린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잊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 했던 친구들을 보면, 이런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도 남들과 다르지만, 틀리기도 야물딱지게 틀립니다. 얼마나 정답이라고 확신을 하는지, 근거도 정말 잘 들이댑니다. 막상 자신의 기억이 혼동된 거라는 걸 알고 나면 좌절감에 전율합니다. 대신 나이를 먹어도 절대로 그것만큼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저녀를 키우다 보면 어떤 현상을 발견합니다. 좋은 기억은 어디다 다 팔아 먹고 자기에게 나쁘거나 서러웠던 기억만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아빠에게 맞았던 기억. 아빠가 장난을 쳐서 놀랐던 기억. 아빠가 자기를 속여 먹어서 서러웠던 기억. 막상 그런 기억 주변에 있어야 할 좋았던 기억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좋은 것보다 나쁘고 서러운 경험을 더 잘 기억합니다. 이런 가정이 평범한 가정입니다.


어린 시절 좋았던 기억을 얘기하라고 하면 대개는 바로 기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좋았던 몇몇 기억이 너무나 생생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몇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차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개인에게 있어서 실수는 학습 자산입니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우며 지적 자산을 쌓아서 성장합니다. 불완전성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한 번 실수한 사람은 다른 실수를 또 합니다. 어차피 실수를 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면, 먼저 문제 해결에 필요한 확신의 농도를 높이고 실수를 빠르게 인정하여 속도감 있게 대응하는 순발력을 기릅니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삼진아웃도 많이 당합니다. 홈런수만 기억하지 삼진아웃수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실패도 많이 합니다. 성공만 기억하지 실패는 잘 기억하지 않습니다.


큰 실패는 손실이고 작은 실패는 비용입니다. 작은 실패를 통해 시스템/솔루션을 보강하는 조직이 큰 실패를 하지 않고 성공확률이 높은 조직이 됩니다. 작은 실패를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좋은 사람이 나옵니다. 그런 조직이 강한 조직입니다.

2018년 5월 5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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