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 잃어버린 건

by 송창록

도발적 질문 하나.

불행을 덜어내면 행복해질까요?

아닙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닙니다. 행복해도 불행하고, 불행해도 행복합니다. 둘은 서로 어긋나 있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가 아닌 것처럼.


우리는 불행을 덜어내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착각합니다. 행복은 불행의 반대편이 있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불행에 집착하느라 정작 행복을 놓칩니다. 소확행은 우연히 발견되는 행복입니다. 요즘 세대는 불행한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의 소확행을 발견하며 삽니다.


‘회사 생활이 행복하십니까’는 질문도 의미가 없습니다. 행복한 일도 있고 불행한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행복한 거고 어떤 일이 불행한 일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70% 행복한 일과 30% 불행한 일이 있으면, 회사생활이 행복한 겁니까 불행한 겁니까. 사람은 이익은 작게 손실을 크게 평가하는 편향이 있습니다. 비율이 ‘행복 90% vs. 불행 10%’이어도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행복을 발견하는 것보다 불행을 발견하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에게 ‘왜 일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는 뭐라고 답을 하겠습니까? 불행한 답을 할까요? 아니면 행복한 답을 할까요? 거의 대부분 불행한 답을 합니다. 일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긍정으로 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불행한 답을 하는 사람은 ‘여가’를 ‘삶’이란 말로 바꿔치기합니다. ‘삶’이 ‘일’과 분리되어서 ‘여가’가 됩니다. 삶이 일과 여가로 분리될 때, ‘Work-and-Life Balance’라는 말이 탄생합니다. 일과 여가를 시간으로 분리하는 개념은 너무나 익숙한 워라밸의 정의입니다.


‘위니 더 푸’가 한 말을 기억합니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우리가 일에서 잃어버린 건 어쩌면 행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19년 1월 4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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