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

by 송창록

대학교 1학년 영어 교재에 ‘Love is fallacy.’라는 글이 있습니다. (디테일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남학생이 여자 친구인 여학생에게 논리 명제를 만날 때마다 알려줍니다. 하나씩 하나씩 알려 주는데, 어느 날 여학생이 남학생을 만나주지 않습니다.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왜 자기를 만나주지 않냐고 묻습니다. 여학생은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남학생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자기와 계속 만나야 한다고 합니다. 여학생은 남학생이 알려준 논리 명제를 역으로 시전하여 남학생의 주장을 개박살냅니다. 남학생은 ‘Love is fallacy.’라는 말을 하며 좌절합니다.


여기에 나온 오류 중에 ‘조급한 일반화의 오류 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가 있습니다. 가설을 설정하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제한된 증거를 가지고 바로 성급하게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입니다. 반복된 경험의 참을 가지고 확증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범주화된 지각 Categorical Perception’의 오류라고 합니다. 매우 비합리적이지만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대부분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류는 때로는 편견을 낳습니다. 인종간에 발생하면 인종 편견을 낳고 젠더간에 발생하면 젠더 편견을 낳습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가면,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이 됩니다.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합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입니다. 정보의 객관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조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확증 편향’이 굳어지면, ‘자동판단’ 기제가 고착합니다. 자동판단은 자기 안의 ‘가정 Assumption’이 굳어진 상태입니다. 가정의 진위 여부를 묻지 않으니, 정보의 객관성과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런 사람과는 토론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오 No’, 또는 ‘거짓 False’이 그의 Assumption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가설 자체를 세우지 못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오류와 편향이 있습니다. 사람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오류와 편향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오류와 편향을 알아채는 것을 ‘자기인식 Self-Awareness’ 또는 ‘자기성찰 Self-Examination’이라고 합니다. 자기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검증하는 절차가 ‘반증 Disproof’입니다. 자기의 Assumption이 틀릴 수도 있음을 반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토론은 반증을 거듭하는 과정입니다.


성공한 리더는 자기 안에 ‘가정’만 있는 게 아니고 ‘정답’도 있습니다. 성장하는 리더는 자기 안에 ‘오류’가 있고 ‘편향’이 있습니다. 성장하는 리더는 ‘반증’을 합니다. 그래서 성장하는 리더는 올바른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입니다.

2019년 3월 12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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