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종교와 신화는 천문을 통해 이해한 우주 질서의 반영입니다. 고대 우주 질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순환입니다. 한 순환의 마감은 기존 질서의 파괴와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질서의 마감과 시작을 연결하는 상징을 메시아라고 부릅니다. 모든 종교와 신화는 메시아를 상징하는 대상이 있습니다. 순환이라는 우주적 질서의 은유이자 의인화입니다.
파괴와 창조, 마감과 시작, 또는 죽음과 탄생은 동시성이자 공시성입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거나 결과가 아닌 겁니다. 이를 헤르만 헤세는 ‘알에서 깨어나는 새’로 비유했습니다. 두 개념은 서로가 서로를 전제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습니다. 본래부터 한 몸뚱아리입니다.
어떤 질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낡아집니다. 낡음을 버리고 새로움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우주의 순환입니다. 우주의 순환은 구조적으로 보면 Fractal한 질서입니다. 초거대 우주도 그러하고 초미세 우주도 그러합니다.
천문 관측 결과로부터 고대 인류는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의 주기는 약 26,000년이며, 1년에 춘분점이 50.3초만큼 이동합니다. 약 2,167년 주기로 황도 12궁을 지나갑니다. 일부 신화에는 이 12궁의 주기마다 새로운 주인, 통치자가 등장합니다. 현재는 황도 12궁 중 물고기 자리의 마감입니다. 물고기 자리의 초입 시점에 서양에는 예수가 동양에는 부처가 등장하여 2천년 동안 인류 정신세계의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물고기 자리의 마감을 지나 물병 자리로 들어서면 누가 새로 인류 정신세계의 지배자, 메시아가 될까요.
사실 날마다 파괴가 일어나고 창조가 일어나는 것이 생명이고 우주입니다. 파괴와 창조를 한 현상으로 본다면, 우주와 생명은 파괴와 창조의 동시 과정을 거쳐 영원하다는 뜻이 됩니다. 황도 12궁도 인간이 만든 척도에 불과한 것이니, 엄밀히 말해 시작과 끝은 나눌 수 없이 함께 있는 겁니다. 세차운동은 13,000년을 주기로 북반구의 여름이 겨울로 남반구의 겨울이 여름으로 뒤집힌다는 걸 의미입니다. 진짜로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겁니다. 느끼지도 못할 속도로 정말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보다는 인류세에 인류에 의해 가속화되는 지구 기후 불균형이 더 긴급한 천지개벽입니다. 인류가 스스로 멸망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인류 정신세계의 스승이 될 깨우친 성현이 다시 등장해야 할 때입니다.
2019년 7월 8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