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시프트

by 송창록

철학의 정의는 세계관입니다. 세계를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냐는 겁니다. 여기에 반기를 들고 불끈 일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칼 마르크스입니다. ‘포이에르 바하에 관한 테제’에서 11번째 테제로 이렇게 말합니다. “철학자는 세계를 단지 다양하게 해석해 왔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과학은 무엇일까요? 자연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자연 속에 숨어 있는 규칙을 찾아내거나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원리를 알아내는 ‘과정’입니다. [중1 과학] 과학은 ‘과정’이기 때문에 ‘방법론’입니다. 다른 학문과 달리 과학이라고 불릴만한 ‘과학적 방법론’이 따로 있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가설’을 설정하고 ‘관찰’이나 ‘실험’을 통한 ‘결과’로 얻어진 ‘자료’를 처리/발표/검토하는 과정입니다. 가설은 참으로 증명되지 않은 이론이나 설명입니다. 가설을 참 또는 거짓으로 판명하기 위해 관찰과 실험을 통해 결과를 얻어서 판정합니다. 결과가 숫자의 집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통계적 검증을 도입합니다. 숫자로 표현된 Data를 다루는 엔지니어가 과학적 방법론을 견지한다는 것은 바로 통계적 방법론을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이 과학을 하는 사람 즉, 과학자에 대입되면 ‘과학적 태도’가 됩니다. 과학은 물질 세계를 다룹니다.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안다고 말할 때에도 앎의 경계를 분명하게 밝힙니다. 참으로 밝혀진 원리도 경계 바깥에서는 참과 거짓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경계 바깥에서는 참과 거짓이 불확실하다는 인식은 ‘반증주의’로 대표됩니다. 과학적 방법론은 귀납적 지식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예외라도 나오면 그 이론은 파괴됩니다. 보편성을 잃고 특수한 조건에서만 적용되는 특수성으로 전락합니다. ‘Black Swan’이 대표적입니다. ‘모든 백조가 하얗지는 않다’가 새로운 진리가 되는 순간입니다.


어느 한 과학적 이론이 대세가 되면, 그 시대 사람들의 견해와 사고가 고정됩니다. 과학은 사람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입니다. 토마스 쿤은 이를 ‘패러다임Paradign’이라고 했습니다. 이 견고한 패러다임이 새로운 과학이론에 의해 부서져 나가는 것을 ‘과학혁명’이라고 합니다. 과학혁명이 Paradigm Shift입니다.


SK그룹이 회사 활동 목적을 바꾸고 있습니다. ‘돈’에서 ‘행복’으로. 기업과 구성원의 ‘패러다임’을 Shift합니다. 일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까지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최태원 회장은 도대체 어떤 존재로 기억되길 원하는 걸까요? SK그룹 회장일까요? 아니면, 기업의 존재 이유를 바꾼 사람일까요?


자신의 삶의 결과에 따라 어떤 존재로 기억되길 원하는 걸까요?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존재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떤 답을 삶에서 만들어야 할까요?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요?

2019년 7월 18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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