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는 일 vs. 좋아하는 일

by 송창록

영화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가 오스카 시상식에서 마틴 스콜세지의 교과서적 명언을 인용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K팝스타4 랭킹오디션에서 정승환이 ‘사람에 빠지고 싶다’를 부르고 난 후 박진영이 멘트를 날립니다. “이렇게 노래하는 가수가 없기 때문에 가요계에 나와야죠. 이 뻔한 발라드를, 사실 전형적인 발라든데, 누구도 생각이 안 나잖아요. 그런 가수를 찾는 거예요, 새롭게 표현하는 사람. 아, 자기 색깔이 딱 있어 가지고, 모든 노래가 들어오면 자기 방식으로 어떻게 말도 안되게 나오니까. 제가 계속 말했었잖아요, ‘제발 좀 기존 가수처럼 노래하지 마라’. 이렇게 하라는 거예요. 아주 꼭 필요한 새 목소리 새 노래인 거 같아요. 잘 들었습니다.” 따라 하기도 어려운데 자기 방식으로 노래하는 사람은 도대체 뭡니까?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은 자기 만의 피아노 세계를 찾아가는 세 어린이의 이야기입니다. 음악은 음표와 쉼표라는 기호에 의해 표현되는 멜로디라고 이해하는 이과적 감성으로는 연주가 그게 그거 같습니다. 하지만 다릅니다. 음표/쉼표와 같은 기호가 이어지는 그 사이, 빈 공간을 채우는 것 때문에 다릅니다. 더 나아가 음표/쉼표와 같은 기호의 의미마저도 다르게 해석합니다. 그런 것이 모여 자기 만의 빛깔을 만듭니다. 사람은 그 빛깔로 빛이 날 때 아름답습니다. 종으로서 류로서 사람이 아니라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개인으로서 사람일 때 아름답습니다. 그러하기에 아기는 걷다가 넘어져도 예쁩니다. 실패하고 실수해도 아름다운 것이 사람입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이유입니다.


지금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기를.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삶은 짧습니다. 나무는 천 년인데, 인간은 길어야 이제 120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어떡합니까? 다른 일을 찾아야 할까요?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잘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좋아하는 일은 잘 하지 못하고, 잘 하는 일은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경우에는 돈벌이가 안되고. 좋아하는 일이 돈벌이도 잘 되면 최선인데, 그런 경우는 많지 않아요. 잘 하는 일로 돈을 벌어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돈을 벌게 해주는 그 일에 감사하며 일을 잘 합니다.


도대체 일이란 무엇일까요?

2020년 4월 17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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