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업 IT 조직의 경쟁상대

by 송창록

기업 IT 조직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답하는 사람이 매우 드뭅니다. 대개는 이런 생각조차 해보지 않습니다. 어딘가에 속하기만 하면 독립체가 아니라 부품으로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머신이고 조직은 기어이며 사람은 나사입니다.


전통적 경영전략이론은 경쟁우위를 목적으로 합니다. 경영전략은 전쟁전략과 동급입니다. 나라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하듯, 기업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합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론, 그것이 전략입니다. 여기에 기본 전제는 선험적으로 나라와 기업이 존재한다 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나라와 기업끼리 하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론이 전략입니다.


질문을 바꿔서, 새로운 나라와 기업을 만들어 일으키고자 할 때의 방법론은 무엇일까요? 동일한 영토에서 반란을 일으키거나 동일한 시장에 참여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큽니다. 이렇게 기존 진입자가 강하게 리드하는 시장을 레드 오션이라고 합니다. 기존 진입자가 없어서 실체조차 없는 시장을 블루 오션이라고 합니다. 블루 오션에 뛰어든다면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나라는 따르려는 백성이고 기업은 상품을 사려는 고객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비즈니스의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고객은 변하지 않는 정적인 캐릭터가 아닙니다. 고객의 기호는 쉼 없이 변하며, 고객의 변하는 기호에 따라 상품을 제공하는 게 비즈니스, 사업입니다. 고객이 사기 때문에 상품을 만드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만들어진 상품을 고객이 사게 하는 것이 영업입니다. 경쟁상대가 아니라 고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질문을 바꿔봅니다. 기업 IT 조직의 고객은 누구입니까? 내부 고객일까요? 기업 IT 조직의 고객은 본인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과 함께 하는 이해관계자입니다. 기업 IT 조직의 경쟁상대는 누구입니까? 이제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까지 자기 자신입니다. 기업 IT 조직 혁신은 조직의 현재 상태를 더 이상 경쟁력 없게 만드는 일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한 말. 기업 또는 조직은 단 두 종류의 일만 합니다. 마케팅과 혁신.

2020년 5월 18일 독서통신

작가의 이전글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