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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가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by 송창록

“회의와 보고를 왜 많이 해야만 하는가?”는 언제나 민감한 질문입니다. 회의와 보고가 많은 이유 중 제일 중요한 하나가 ‘Leader’가 아닌 ‘Boss’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Leader는 ‘위임’하지만, Boss는 ‘관리’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일이 ‘Product’가 아니고 ‘Project’이기 때문입니다. Product는 성과가 ‘User Experience’이고, Project는 성과가 ‘Delivery Time’입니다.


최근 Big 과제를 검토하면, 막상 Big 과제의 User인 구성원들은 파편화되어 있어서 의견이 제각각이고, 정작 본인이 Big Picture 관점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아이디어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User들을 모아서 전체 Big Picture를 그리려 해도, 연계 부서의 일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높지 않아서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Project 방식으로 접근하면, 앞단에 계획 단계를 두고 컨설팅 등 제3자가 참여하여 User의 Voice를 듣고 Big Picture의 연계 고리를 짜야 합니다. 연계 고리에 대한 합의를 User와 해야 하고, 끊임없이 보조 자료를 만들어 Final Product를 결정하는 회의에 참여하고 보고합니다. 완성도가 높아지면 다행이겠지만, 불행히도 계획을 잘 하는 사람이 개발을 잘 하는 경우가 드물고, 개발을 잘 하는 사람이 운영을 잘 하는 경우가 드물며, 운영을 잘 하는 사람이 User Experience를 잘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먹이 사슬의 최정점에 User가 있고, User가 CSR을 잡아 먹고, CSR이 운영을 잡아 먹고, 운영이 개발을 잡아 먹고, 개발은 계획을 잡아 먹습니다. 계획은 여전히 User를 모릅니다.


Rank-Based 조직은 Project에 맞는 조직입니다. Role-Based 조직은 Product에 맞는 조직입니다. CoE(Center of Excellence)는 명칭 그대로 Role-Based 조직입니다. PL은 리더 이전에 자기의 Role을 잘 하는 Expert입니다. CoE의 PL은 회의를 주재하거나 보고를 통해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Product 만드는데 One of Them의 Role로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CoE의 PL이 부서장처럼 자기의 역할을 갖고 있다면, 역할 정의에 실패한 겁니다.


Product가 Agile하면, 조직이 Agile해야 합니다. Agile한 Product-Centered 조직이 되려면, 사용하는 Tool과 Communication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일은 Agile한데 리더가 의사결정을 위해 기존 방식의 회의와 보고를 유지하고 있다면, 닭 잡는 일에 소 잡는 도구를 쓰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Media부터 바꿔야 합니다. 리더가 Media를 바꾸지 않으면, 그 조직은 바뀌지 않습니다. 대신, 구성원들이 리더가 모르는 자신들만의 Media로 리더 뒷담화를 깝니다.


‘사람을 바꾸기 전에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의 본래 뜻입니다.

2020년 8월 3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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