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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일의 의미

by 송창록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심하게 아픈 후 회복되면 트라우마를 앓습니다. 몸이 고통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몸은 살면서 겪은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한번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회복이 되어도 흔적이 남습니다. 구겼다 편 종이를 아무리 잘 다림질해도 구겨진 흔적이 영영 지워지지 않듯이.


외부의 자극과 충격에 저항력이 있는 사람은 특징이 있습니다. 삶의 순간에 외부로부터 무수히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만납니다. 고통과 어려움에 주저 앉아 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들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합니다. 성공을 위해서 악착같이 삶을 삽니다.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달한 순간 사람이 달라집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느끼며 심적 고통에 허덕입니다. 때로는 얼마 있지 않아서 병을 앓거나 사고를 숨집니다. 목표의 도달은 곧 목표의 상실입니다.


삶의 의미, 목적, 비전, 미션이 있습니까? 죽는 순간까지, 아니 죽음 너머까지 끊임없이 이어갈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의미는 종교적 영성만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삶 동안 ‘한 인간이 살면서 일구어 놓은 가치’입니다. 한 마디로 ‘Why?’입니다. ‘Why?’의 결과는 ‘깨우침’입니다.


법정 스님은 죽어서 성불했을까요? 그렇게나 바라던 윤회가 되어서 몸을 받아 지금 이 세상에서 다시 살고 있을까요? 윤회가 안되어서 귀신이 되어 춥고 배고프게 있을까요? 스님으로 사는 동안 복도 짓지 않고, 신도가 가져다 놓은 공양만 넙죽넙죽 받아먹은 죄로 소멸되었을까요? 법정 스님이 이 세상에 남겨 놓은 ‘무소유’라는 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나마 그 책이라도 써놓았으니 누군가 기억이라도 하니 다행일까요?


보통 사람에게 있어서, 삶은 그리고 일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2020년 9월 7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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