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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하기

by 송창록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쉽게 써봐야 합니다. 문장의 형식과 문단의 형식을 만들어 놓고 단어와 주제를 바꿔서 써보는 거지요. 고은의 시를 예로 들어볼까요.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 한

그 꽃

연습을 이렇게 해봅니다.

그 연탄재

퇴근할 때 보았네

출근할 때 보지 못한

그 연탄재

약간 변형해 볼까요.

그녀의 슬픔

헤어질 때 알았네

사귀는 동안 알지 못한

그녀의 슬픔을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패턴을 따라 써보고, 내용을 바꿔보고, 형식도 바꿔보고 해야 합니다. 노래도 따라 부르기를 먼저 하다가, 자기 식대로 부르기가 되듯이. 따라 하기, 모방은 모든 창조의 출발점입니다.


시작은 내용보다 형식입니다.

2020년 9월 24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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