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보이는 행복

by 송창록

원숭이 잡는 방법 아시죠. 입구가 좋은 항아리를 묶어 놓고 안에다 견과류를 넣어둡니다. 원숭이가 와서 항아리에 손을 넣고 견과류를 움킵니다. 어, 손이 안 빠지네. 잡은 걸 놓아야 하는데, 놓지를 않습니다. 사람이 올 때까지도 그대로 있습니다. 이렇게 원숭이가 잡힙니다.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해서 삶을 빼앗깁니다. 삶이 나를 허덕이게 한다면, 그때는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그만 놓아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쉽냐구요? 그럴리가요. 그 자체가 수행의 길인 걸요. 긴 시간을 견디든지, 큰 고통을 견디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욕심은 끈적끈적한 아스팔트 기름덩어리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덜어내도 금방 다시 달라 붙어요. 그래도 조금씩 덜어내는 연습을 계속 해야 합니다. 행복은 채워서는 보이지 않고 비워야 제대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11월 4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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