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은 Jun 18. 2020

나를 보살피는 방법

<내 안의 그림자아이>, 슈테파니 슈탈 저

 멋지냐, 완벽하냐, 힘이 있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발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략)
'위대한 철학자'인 뽀빠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 모습 그대로고, 지금 이 모습이 나의 전부야!" - p441


최근에 부쩍 자존감이라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와중에 이 소중한 책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한다. 깊게 생각해보고 때때로 다시 스스로를 상기시켜야 하는 구절마다 열심히 표시를 해두었다. 이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간직하기 위해서.

또한 이 책은 몇 가지 마음을 다스리고 삶을 개선시키는 데 굉장히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까먹지 않기 위해서 정리해보기.



1. 젖소 명상 : 젖소가 바라보는 것처럼 하늘을 바라보기

젖소는 완전히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우직하게 사물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생략) 그렇기 때문에 헬레나는 화를 자주 내고 기분이 나빠지는 고객들에게 날마다 10분동안 젖소 명상을 해보라고 추천한다. - p399

    요즘 업체와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중에 참을 수 없이 답답하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의미추구 성향이 있는 나에게 정말 안 좋은 방아쇠다. 우울과 분노의 시작점이랄까. 그래서 그때마다 창문 밖을(운 좋게 나는 창문을 바라보는 위치에 주로 앉는다.)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린다. 아예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고. 이제는 젖소가 바라보는 것처럼 바라볼 수도 있고, 이 책에서 제시한 다른 방법처럼 나만의 오아시스를 미리 생각해두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2. 머릿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찍기

새로운 삶의 기쁨을 찾아 나서라. (생략) 남태평양에 있는 어느 섬에서 살면서 과일, 채소, 갓 잡은 생선만 먹고 사는 모습을 상상하라. 모든 감각을 동원해 섬 생활의 따스함, 색깔, 가벼운 음식이 만들어내는 멋진 삶의 기쁨을 감지하라. 환상은 한계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 '느끼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새로운 삶의 기쁨을 누리는 상상에 몰두하라. - p413

근무중이 아니라면 완전히 새로운 글을 쓰는 것도 구체적이고 더 빠져들게 되어서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구절에 완전히 이끌렸는데, 아직도 내 마음 속에는 어린시절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계곡에 가거나 산딸기나 벚찌를 따러 산에 가던 환상적인 추억이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에 더욱 이끌리는 나를 새롭게 발견한다. 갑자기 소로우의 <월든>이 읽고 싶어진다.



3. 과제가 너무 커 보이면 중간 목표를 설정하기

예를 들어 조깅이 시작하고 싶으면, 우선 30분 동안 걷기와 뛰기를 번갈아가며 하기로 결심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힘도 별로 들지 않고 조깅에 진입하는 장벽을 낮출 수도 있다. -p425

 항상 시작이 반인 것 같다. 그렇게 미뤄놓은 과제가 몇 있다. 내 경우에는 처음부터 완전하게, 끝까지 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첫 실패" 혹은 "첫 쪽팔림"을 견디는 게 어려워서. 



4.  취미와 관심사에 몰입하기

당신은 취미와 관심사에 열심히 몰입하면서 보다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다. 이는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에도 당연히 해당된다. 예를 들어 친구를 식사에 초대하거나, 영화를 보러 가거나, 여름에 야외수영장에 갈 때가 그렇다.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막연하게 기다리지 말고, 모든 면에서 직접 삶을 형상화시켜라. -p432

요즘 나에게 활동하는 취미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구필라테스나 집에서 하는 소도구 운동 외에. 예전에 즐겨하던 취미도 지금은 팔이 아파서 다 그만두고 나니, 삶에 많은 부분이 비어버린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기에는 지금 나의 에너지 수준이 많이 바닥이지만. 



5. 성찰과 전환

하던 일을 멈추고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느껴라. 그런 다음 외부 세상으로 주의를 돌리고는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인지하라. 그러고는 다시 하던 일에 집중하라.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생략) 매일 30분간 고민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다음, 이를 글로 써라. 그렇게 하면 당신 내면의 어른은 의문이 드는 경우 그 내용을 전부 종이에 적어두고, 나머지 일과 시간에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게 된다. (생략) 팔 관절 부위에 고무줄을 두른 다음, 자신이 문제에 사로잡혀 있다는 자각이 들 때마다 팔에 두른 고무줄을 튕긴다. 이렇게 하면 하던 일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 p314

    업무할 때 정말 안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한 번에 쭉 몰아치듯 일하면서 한 번에 끝내버리는 건데,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는만큼 단시간에 집중도 높게 끝낼 수 있지만, 그만큼의 에너지를 너무 크게 써버리고 만다. 그리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전혀 주의를 기울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일하면서 참 직장인으로서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스스로 지적하곤 한다. 또, 이렇게 단시간에 끝내면서 곁가지로 생각이 뻗어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최소한의 휴식을 취하면서 했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을 그르치곤 하는 것이다. 

    고집 세고 주관이 확실하다는 말은 살면서 늘 들었지만 내가 신경을 안 썼는데, 일하면서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스스로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어떤 생각에 빠져있을 때는 너무나도 분명하고 진실인 것이 분명한데 시간이 (어쩌면 많이) 지나고 나면 결코 그렇지 않았음을 느끼고 부끄러워지는 일이 몇 번 있었다. 늘 별 것도 아닌 일로! 한 생각에 빠지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이 무소 같은 정신을 어찌한단 말이야. 

    외부 세상에 주의를 잘 못 돌리는 나는 내 내면의 풍경에 매우 깊이 몰입하기 때문에, 특히 회식이 있거나 사람이 많을 때, 아니면 저녁이 될 때 급격히 현실 감각을 잃곤 한다. 그래서 30분간 고민에 대한 글쓰기, 팔에 두른 고무줄 튕기기 전략이 마음에 쏙 들었다. 나의 현실 감각을 때때로 일깨워줄 필요가 있음.



매거진의 이전글 몸, 나의 소중한 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