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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l 19. 2020

12주간의 아티스트 웨이의 6주차 후기

<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을 딱 반만큼 완주했을 때 적어두었던 감상이다. 7주차를 끝낸 지금으로서, 이때 큰 변화를 스스로는 못 느끼던 상황이였음에도 이런 생각을 했구나, 싶다. 처음에는 나랑 인연은 없다고 생각했던 아티스트 웨이를 올해가 가기 전 한 번 더 완주하고 싶은 생각을 하다니. 정말 생각치 못했던 첫 시도는 우리를 기대와는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는구나.




 미국에서 만난 친구 Cierra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Cierra는 세계 방방곳곳을 여행해본 친구였는데, 가장 좋았던 여행 중 하나로 산티아고 순례를 꼽았다. 순례길은 10년마다, 혹은 인생의 중요한 기점에 섰을 때마다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가 10년마다 다시금 가고 싶다고 하기에 시간을 헤아려본 뒤, 그러면 너는 다시 가려면 몇 년이 남았다고 말했더니, 그때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나는 Cierra가 순례길에 동행한 다른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 마음이 뺏겼다.

 같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로 한 뒤, 출발 바로 전날 친구가 Cierra에게 고백을 했다고 한다. 실은 걷는 걸 즐기지 않는다고. 깜짝 놀란 Cierra는 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친구는 널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대답했단다. 그러나 여정의 마지막이 다가올 때,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다시 돌아서 가고 싶다고. 그만큼 이 여정이 좋았다고.




 우리는 모든 여정의 시작에,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지금 어떤 길에 서있는지 그 단서조차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여정에 함께한 사람 덕분에, 또는 온전히 혼자일 수 있었기에, 또는 그 여정을 통해서 다시 마주한 소중한 나 덕분에 조금 더 그 길을, 또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누군가에게는 그래미 상을, 새로운 앨범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진로를 선물해준 이 아티스트웨이가 평범한 직장인인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지 모른 채로 시작했던 나는 딱 반을 완주한 지금, 이 12주를 다시 완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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