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은 Aug 10. 2020

영혼의 구슬

<할아버지의 기도>, 레이첼 나오미 레멘

 인디언들은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 때 살짝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었다고 한다. 그것을 '영혼의 구슬'이라고 불렀다. 영혼을 지닌 것은 어떤 존재도 완벽할 수가 없다. 당신이 만들어가는 삶의 천에 '영혼의 구슬'과 같은 올이 하나 들어갈 수 있다면 당신이 꿈꾸었던 삶의 천보다 더 멋진 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할아버지의 기도>, 레이첼 나오미 레첸





 학창시절이 인생에서 제일 좋은 때라고들 하지만, 나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 깊은 터널을 지나오는 정에서 마주쳤던 다정한 사람들이 있다. 내가 힘든 걸 알아주고 곁에 머물러주었던 사람들. <할아버지의 기도>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로부터 추천을 받은 책이다.






 추천해준 사람의 성의가 고마워서 읽게 된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위로가 되었는데, 보석 같은 구절들 중에서도 이 깨진 구슬을 일부러 집어넣었다는 이 문장이 특별히 마음에 남았다. 목걸이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깨진 구슬이 꼭 필요했던 것, "영혼을 지닌 존재는 완벽할 수 없다"는 말이 좋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영혼이 있는 존재이니까.






 지금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엄격한 완벽주의자였던 아버지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99점을 맞으면 그 "잃어버린 1점"을 찾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도 종종 그 잃어버린 1점 때문에 나를 괴롭히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 모든 불완전함은 나의 잘못도 흠도 아니고 단지 "영혼의 구슬"이라고 말해주는 이 문장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