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에서 보다) 시라트

건너는 자의 영화

by 일상의모서리

시라트:
천국과 지옥을 잇는 다리
그 길은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칼날보다 날카롭다.


영화는 정확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건널 수 있는가를.
사막 위의 길은 목적지를 향하지 않는다. 방향은 자주 틀리고, 안내자는 완전하지 않다. 때로는 침묵하고, 때로는 잔인하다.
그러나 그것은 악의라기보다 삶의 구조에 가깝다.

길 위에서 만나는 동행과 안내자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그들은 끝까지 함께하지 않으며, 대신해 건너주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반복해서 드러내는 사실은 단순하다.

구원은 누군가가 해주지 않는다.
함께 걷는 시간은 존재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나 혼자다. 따라 걷든, 나란히 걷든, 결국 마지막 몇 걸음은 혼자의 몫이다. 영화는 그 고독을 미화하지도, 비극으로 강조하지도 않는다.
대사가 많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저 조용히 보여준다. 인간이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통과 과정임을.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건넘’의 끝이 무엇인지 영화가 끝내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혹은 아무것도 아닌지 알 수 없다.
아마도 감독의 의도된 여백이리라.

판단은 영화가 아닌 관객의 몫으로 남겨진다.

극장이 있어야 하는 이유, 이영화가 바로 그 증거다.
넷플릭스에서 만났다면 과연 끝까지 보았을까.
집중을 강제하는 어둠, 빠져나갈 수 없는 좌석, 함께 침묵하는 타인의 존재가 있을 때에만 이 영화는 제 역할을 다한다.

한줄평
한 번 건너보고 나오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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