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하루 끝에 도착한 마음
아이가 학원에 도착할 시간쯤, 문자를 보냈다.
집을 나서기 전, 졸고 있던 내 귀에 아이가 속삭이듯 말했다.
“엄마… 나 영어 안 가고, 코딩만 가면 안 돼?”
잠이 번쩍 깬 내 눈빛을 보고는
“다녀오겠습니다.”
짧게 말하고 현관을 나섰다.
그 뒷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잠시 후,
인스타에서 다운받았냐며 아무튼 고맙다는 문자가 왔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다.
학원 화장실인데,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걸었다는 말.
평소와 다름없이 씩씩한 아이의 목소리에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쟤는 이미 자기가 꽃인 줄 아는 아이잖아.”
우리는 웃고 넘겼다.
짧은 대화의 반복에 익숙해지는 게
부모라는 걸 이제는 안다.
앞으로는 사랑을 잔뜩 담아 보낸 말에도
무덤덤한 반응이 돌아올 거라는 것도.
쑥스럽기도 하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 이게 자식이지.
그런데 밤이 되자
뜻밖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엄마가 보낸 문자 보고 울컥해서,
화장실 가서 잠깐 울고 왔어.”
나는 말없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둑한 방 안에서 아이의 실루엣이
조금 더 작아 보였다.
늘 단단해 보이던 아이가
내 문자를 읽고 순간 가슴이 뭉클해져 버렸다고 했다.
나도 울컥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늦었으니 어서 자라며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은
늘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간대에 도착하는 것 같다.
부모님의 사랑을
자식을 낳아 키우며
뒤늦게 절절히 알아가게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