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에서 읽다)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나는 좋은 이웃이었는가

by 일상의모서리

사람과 사람 사이엔 경계가 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선.
계급이 그렇고, 거리감이 그렇다.
그 선은 아주 투명해서 종종 내가 그 안에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는 지금,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이 시대에,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가능성이 점점 희미해지는 시기에 나는 그 가능성을 말하고, 때로는 기대한다.
그러면서도, 내가 어떤 구조 안에 있는지, 어떤 시선으로 타인을 보고 있는지 자주 돌아보게 된다.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는
단면을 여러 인물과 장면으로 보여준다.

‘홈 파티’의 이연은 초대받지만 편하지 않다.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그 자리에 속해 있지 않다는 걸 스스로 안다.
나는 때로 초대하는 사람이었고, 어떤 날엔 초대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둘의 경계에 선 날들도 많았다.

‘숲 속 작은 집’에서 은주는 자신의 작은 예의가 어쩌면 오만일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나는 얼마나 자주, 익숙한 확신으로 누군가를 오해했을까.

‘좋은 이웃’이라는 말은 책을 읽고 더 조심스러워졌다.
고정된 자격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민 말과 표정, 침묵을 떠올려봤다.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안도였는지, 아니면 경계였는지.

나는, 좋은 이웃이었는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홈 파티 中」

“내가 예의라고 여긴 것이 누군가에겐 부담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미안함이, 나의 확신이, 타인의 기분을 짐작하기보단 먼저였던 건 아닐까.”
― 「숲 속의 작은 집 中」

“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진다.”
― 「좋은 이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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