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당신, 외노자? 떠들어야 합니다!
Random thoughts of the day - 떼밥싫어인간이 변한 이유
1. 어제랑 오늘 한달치 사교활동을 해치웠다. 새로운 동료들도 만나고, 열심히 불어로 떠들었다.
2. 원래 나는 개인플레이를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스몰톡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또, 혼밥이 디폴트이고, 떼밥(!!)은 적폐라고 믿었다! (학생 때 혼밥좋아 친구들과 만든 용어)
3. 따로 글을 써보고싶은 주제인데, 경험상, 한국 회사는 매우 단체생활스럽지만, 역설적으로 혼밥을 ㅇㅋㅇㅋ하는 분위기임. 아, 너 팀이랑 억지로 같이 먹기 싫구나. 이런 느낌. 반면 프랑스는 개인주의이지만, 혼자 밥먹는걸 사회성 결여로 봄. 흥미로움. 왜냐하면 점심시간은 상사 따라서 먹는 분위기가 아니라, 정말로 회사 친구랑 먹어야됨. 그걸 혼자 먹는다? 쟤 친구 없구나, 쟤는 흥미로운 사람이 아니구나, 낙인 찍힐 확률 매우 높음.
4. 나는 눈에 띄는 존재라서, 혼자 밥먹으면 쟤 못 어울리는구나! 라고 쉽게 인식이 된다. 그래서 파리에선 점심시간을 전략적으로 가져가야함. 음식 취향도 버렸고, 떼밥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참석한다.
5. 내 생각: 한국은 윗사람이 묻는말에 대답하며 이어지는 대화. 프랑스는 발언권이 생기면 자기가 떠들면서 대화를 주도해야됨.
6. 나는 원래도 낯을 가리고, 불어도 완벽하지 않아서 입을 다문 적이 많다. 나때문에 영어 써주면 미안하고 괜히 껴있는 느낌이 들었다.
7. 그런데 이제는 철판깔고 불어로 얘기를 마구 하니, 동료들이 좋아한다!
8. 어떤 착한 동료가 한국 얘기 물어봐주길래 넙죽 받아서 주절주절 얘기함. 원래는 "아무도 남들에 대해 안궁금해한다!!'주의였는데, 해외살며 이렇게 뻣뻣하게 굴면 안됨. 내 수다가 누군가에게 TMI겠지만, 기회를 잡아서 나를 주위에 각인시키고, 공통점을 찾아서 친구를 만들어야함.
9. 특히 내 발언권을 챙겨주고 커피타임에 껴준 착한 칭구.. 어렸을 때라면 너 왜 나를 동 정 해 ?? 나 너가 동정할 사람 아냐!! 이랬을텐데, 지금은 아잇 고마워! 하면서 졸졸 따라다님.
10. 또, 영어에 자신없는 동료들은, 나를 보고 불어를 못할거라고 짐작하고, 나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안된다!! 내가 불어로 소통이 가능하단걸 알려야한다.
11. 우리아빠는 항상 회사다니면 나의 선호, 내가 뭘 하고싶은진 전혀 중요하지 않으니 항상 접고 동료들에게 맞추라고 했다. 세상 모든 장기 근속자분들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