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들여온 호주매화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
길었던 겨울을 무사히 견디고 구슬 같은 봉오리들이 달리더니 어느 날엔가 완전히 개화를 한 것이다.
꽃피는 봄이 되면 설렘과 허망함이 동시에 몰려온다. 가지각색의 빛깔과 향기로 자기들을 드러내는 아름다움에 설레다 황홀에 지기까지 하다가도 나는 꽃일 수 없음에 허망해진다.
봄이면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초록에 초록을 더하며 그 초록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내가 지켜본 호주매화는 그러했다. 잎이 떨어져도 다시 돋아나고 돋아나길 반복하는 그 반복되는 돋아남이
마냥 부러웠다.
퇴원을 하고 집에 와서 며칠 동안은 같은 소원을 빌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땐 내 손가락이 자라나 있기를
하지만 그런 기적은 일어날 리 없었고 그런 아침은 허망하고 참담했다. 그리곤 깨달았다. 나는 나무나 꽃도 아니고 나무도 아님을...
나무도 꽃도 아닌 나는 해마다 꽃을 비우고 새 잎을 틔울 순 없지만 한 해 한 해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아니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그 성장이 사람이 피울 수 있는 꽃이고 향기일 테니.
그래도 나는 꽃피는 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