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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코 Jan 11. 2020

01. 걱정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멕시코/멕시코시티

한국에서 알게 된 멕시코인 친구와 함께 멕시코시티 시내를 거닐게 되었다. 사실 첫날은 아무 계획을 안 세운 채로 왔는데 덕분에 어찌어찌 돌다닐 수 있게 되었.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 하던 내 생각은 역시나 부질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흉흉한 소문과는 달리 멕시코 시티, 특히 관광객이 주로 다니는 멕시코 소깔로 주변 부근은  안전했다. 거리거리마다 삼삼오오 대놓고 모여있는 경찰 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깔로 중앙에서는 아즈텍 분장을 한 사람들이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거리엔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다양한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가득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1월 1일이 홀리데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혹은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가장 예쁘다 느꼈던 건 바로 이 국립 궁전!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이래 저래 거리를 걷고 멕시코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유심 샀다. 리에서 즉흥으로 드레드 머리를 해보기도 하였다.


나름의 알찬 하루의 끝에 내가 느낀 것은 소매치기가 어쩌니 치안이 어쩌니 하며 여행에 오기 전부터 괜히 쩔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이 도시를 즐기고 있 동안 스스로 만든 멕시코에 대한 견으로 이 곳을 마치 지옥의 소굴처럼 여겨하지 않았던가.


멕시코 시티도 결국 다 사람 사는 곳이었다. 가족의 웃음이 있었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있었으며 소소한 노동의 땀방울 그리고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웃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모든 화합이 감동스러웠고 아름다웠다.


삶을 살다 보면 무언가에 편견을 가지고 지레 겁을 먹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나아가 부딪히면 그것은 의외로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더욱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경우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직접 맞닿기 전에는 아무도 그것이 어떨지 함부로 장담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비행기에서 내내 나를 떨게 만든 걱정은 그렇게 마치 한 줌의 재처럼 사그라들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숙소에 누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소리,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다.


참으로 아름다운 야경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멕시코 시티 자체는 크게 특별할 건 없다. 그렇지만 오가며 흐르는 사람 사는 정겨운 냄새 만으로도 멕시코 시티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충분하리라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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