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을 통찰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한 지 3년
나름 돈도 잘 번다고 생각했고, 평소 씀씀이가 크지 않은 편이라 돈도 곧잘 모았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니 "차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생각이 들었고 이왕이면 국산차보다는 외제차를 몰고 싶었다.
리스료, 보험비, 주차비, 기름값을 얼추 계산해 보니 월 160만 원이면 530i를 탈 수 있었다.
애초에 돈을 저축할 때 차 살 돈은 조금씩 빼놓아 모으기도 했고 카드포인트나 기타 소득으로
원금에서 차감 없이 탈 수 있었기에 월 160만 원은 나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계약금을 넣었고 그리고 오늘 계약을 취소했다.
나는 왜 차를 사고 싶어 할까?
왜 외제차이고 BMW일까?라는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차는 결핍이었다.
춥고 더운 날 여자친구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내 모습이 싫었고 30대 중반임에도 차가 없는 내 모습이 싫었다. 그렇다고 국산차는 또 타기 싫었다.
포르쉐는 부담되니 안되고
허영심은 부리고 싶기에 BMW를 선택한 것이었다.
거주지와 근무지는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강남에 있다 보니 차도 많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다 보니 더더욱 차로 출퇴근할 일도 없다.
내가 차를 탈 수 있는 날이란 토요일 딱 하루.
월 4번 정도 탈 수 있는데 월 160만 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진짜 이 차가 필요하고 사면 행복할 것 같다기보다는 정말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허영심 하나로 차를 사려고 했던 것이었다.
아마 허영심으로 차를 샀어도 분명 100% 만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보다 더 비싼 차의 오너들을 만나면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을 테고
나보다 더 싼 차의 오너들을 만나야만 허세를 떨었을 테니 말이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모습.
남들은 강남에서 땅따먹기 하고 있을 때 무주택자가 BMW나 포르쉐를 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중간한 소득, 어중간한 자산으로 잠깐의 우월감과 잠깐의 보상심리로 모든 것을 그르치고 있는 건 아닐까?
나에게 차가 필요했던 이유는 허영심 단 하나이지만 나에게 차가 필요 없는 이유는 수가지이다.
1. 거주지와 근무지의 거리는 도보 10분 거리이기에 차 탈일이 많이 없다.
ㄴ설령 차 탈일이 있다고 해도 택시 타고 다니는 게 훨씬 더 절약할 수 있다.
2. 내가 필요해서, 원해서가 아닌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허영심으로 인한 주체성이 없는 소비ㄴ주체성이 없는 소비이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바뀜(결국 타인에게 흔들리는 소비)
3. 차를 사는 순간 해당 비용만큼의 기회비용이 발생하여 자산 쌓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림
ㄴ포르쉐를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포르쉐를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것을 잊지 말자
차를 계약하고 나서는 나 자신을 속이고 포장하기만 했던 것 같다.
"데이트하기도 힘들고, 외부에서 볼 일을 볼 때 차가 없으면 불편하니깐 그래서 차를 사는 거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의 본질은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