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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다반사 Nov 25. 2019

도쿄의 가을, 그리고 Quiet Corner

Quiet Corner 야마모토 유우키 씨 인터뷰


안녕하세요. 도쿄다반사입니다. 

'만추'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계절이 되었네요. 


저는 대개 도쿄에 가면 '도쿄의 BGM'을 만들고 있는 지인의 선곡을 계절에 따라 골라서 듣고 있어요. 

그리고 가을이 되면 야마모토 유우키(山本勇樹)씨의 Quiet Corner 시리즈를 주로 듣습니다. 

원래 Quiet Corner는 야마모토 씨의 프리페이퍼 이름이었는데요 그게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고, 

거기에 실린 음악을 중심으로 컴필레이션 CD가 발매되면서 많은 도쿄의 음악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도쿄다반사 팔로워 분들 중에서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보고 사왔다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야마모토 씨를 모시고 '도쿄의 가을, 그리고 Quiet Corner'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쿄다반사 (이하 T) : 우선은 야마모토 씨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야마모토 (이하 Y) : 1978년생으로 출신은 도쿄입니다. 평상시는 HMV에서 일하고 있어요. 


T : 제가 처음으로 야마모토 씨와 만났을 때가 아마도 bar buenos aires 라는 야마모토 씨가 참가하고 있던 이벤트가 열렸을 때일거에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HMV 시부야점이 있었을 때 거기에서 bar buenos aires 였나 

'멋진 멜랑콜리의 세계(素晴らしきメランコリーの世界)'라는 내용으로 50여개 타이틀을 전부 들어볼 수 있었던 기획이 있었잖아요? 사실 그 당시에 저는 시부야의 레코드 가게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가장 처음으로 찾은 곳이 HMV 시부야점이었는데요 그 기획 코너에서 여러 멋진 음악들을 만났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곡이 들어있는 CD를 산 기억이 있어요. 


Radka Toneff & Steve Dobrogosz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Andres Beeuwsaert - Madrugada


Y : 그건 당시 회사의 선배였던 카와노 히로시(河野洋志)씨와 함께 CD를 선정하여 전개했던 코너에요. 

마침 Carlos Aguirre와 Andres Beeuwsaert 같은 주목을 받고 있던 아르헨티나 음악을 나열하거나, 

현재진행형의 재즈와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이토 고로(伊藤ゴロー)씨와 나카지마 노부유키(中島ノブユキ)씨와 같은 일본의 음악, 추가해서 예전부터 좋아했던 오래된 작품과 같은 것들도 골라봤어요. 

하지만, 저희들의 마음 속에는 딱히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싶다'라는 기분은 전혀 지니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개인적인 라인업으로 단지 저희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선정한 것 뿐이었어요.


T :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싶다라는 기분은 전혀 없었다'라는 부분이 멋지네요. 

그리고 HMV가 제안한 컨셉이 있는 서점, HMV&BOOKS TOKYO 에서 음악 바이어로 활동하신 내용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한국 사람들에게는 시부야 MODI에 있는 매장이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곳은 시부야 매장도 있지만, 히비야의 COTTAGE 도 야마모토 씨의 담당 작업이라고 들었어요. 

COTTAGE 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컨셉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요. 


Y : 히비야 매장은 오픈 때에 음악과 영화 관련을 셀렉한 정도로 지금은 꽤 품목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장소 특성상 근처에 극장과 영화관도 많고 또한 히비야 미드타운이 오픈하면서 확실히 여성들이 많이 모이고 있어요. 점장인 하나다(花田)씨라는 분이 상당히 책에도 조예가 깊고 저자로 책도 내기도 했습니다. 이야기하고 있으면 즐거워지는 분이에요.


T : 지금은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Y : 현재는 HMVmusic이라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저도 꽤 많이 선곡을 해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요.


T : 그렇군요. HMV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네요. '지금의 시대'라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시부야케이도 1990년대에 시부야 HMV가 제안한 'Recommend'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자주 듣는데요, 그런 내용들도 포함해서 역시 HMV의 플레이리스트는 듣고 싶어지고 가지고 싶어지네요. 

물론 야마모토 씨의 선곡도요! (웃음) 야마모토 씨의 선곡이라면 bar buenos aires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지금까지 저에게 없었던 감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Y : bar buenos aires 는 요시모토 히로시(吉本宏)씨와 카와노 히로시 씨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선곡 그룹이에요. 2010년에 결성했으니 내년으로 10주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선곡회를 열었는데요 지금은 매년 한 장 정도 컴필레이션 CD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레이블을 세워서 뮤지션들의 개별 앨범 발매도 담당하고 있어요.  


T : 집필 활동도 하시고 계시잖아요. 정말 다재다능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Y : 집필에 대해서는 외부에서의 의뢰가 있으면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라이너노트와 잡지, 인터넷 매체의 기고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글을 잘 쓰지는 못해요. 좀처럼 좋은 표현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T : 아니에요. 겸손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그렇고, Quiet Corner는 원래는 프리페이퍼로 시작되었죠? 


Y : 그건 좀전에 설명드린 HMV 시부야 매장의 '멋진 멜랑콜리의 세계'라는 음악 코너에 비치해뒀던 동명의 프리페이퍼에요. 매번 수작업으로 인쇄기로 프린트했습니다. 

그 후에 'Quiet Corner' 라는 타이틀로 바꿔서 이번에는 HMV에서 발행을 했어요. 

아마도 10호 정도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ECM 특집, Robert Glasper 특집, Becca Stevens 특집과 같은 별책도 있었어요. 

그리고 네스카페(Nescafe)와 함께한 책도 있었습니다. 


T : 만드실 때 컨셉은 있으셨나요? 


Y : 마음을 깊게 진정시키는 작품, 그것은 '사운드가 조용하다'라는 내용이 아닌 생활에 다가서고 풍경에 녹아들어가는 음악. 그리고 하나의 작품에서 다양한 음악으로 이어져가는 듯한 리스너에게 발견을 주는 음악이에요. 


T : 참가하신 집필자와 앨범 선정의 기준은 어떤것이었나요? 


Y : 제 주변에서 음악을 깊이 사랑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앨범 선정의 기준은 10년후도 20년후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T : 서적화가 된 경위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Y : Bar Music 에 비치해줬던 'Quiet Corner'의 프리페이퍼를 우연히 당시 출판사 편집자가 집어보신 후에 책으로 만들자는 오퍼가 왔습니다. 



T : 얼마전 도쿄에서 만나뵈었을 때에 이야기를 드린 기억이 있는데요, 사실은 도쿄에 찾아온 한국 사람들이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는채로 우연히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Quiet Corner 책을 보고 샀다는 이야기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 기억이 있습니다. 

주로 젊은 세대의 감각적인 여성 분들로 문화와 예술 그리고 문학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야마모토 씨가 Quiet Corner 를 통해 전하고 싶으신 것, 공유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Y : 지금 바로,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도 즐거운 일이지만 추억 속에 흐르고 있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음악을 듣고, 당시에 느꼈던 풍경과 감정, 향기, 감촉, 따스함, 쓸쓸함, 행복함을 상기시키는 것, 

Quiet Corner도 그러한 존재가 되면 기쁠 것 같아요. 


T : 반대로 'Quiet Corner'와 같은 분위기로 야마모토 씨가 좋아해서 자주 보시거나 들으시는 음악 가이드북과 선곡 앨범이 있다면요? 


Y : 음악지는 거의 대부분 읽고 있어요. 다음으로는 SNS 입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분들의 정보를 자주 체크해요. 


T : 그럼 여기에서 야마모토 씨의 2019년 가을의 Quiet Corner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dson Natale / Juvenar


・Merryn Jeann / Am I Plastic


・Bonniesongs / Dreamy Dreams


・Kjetil Mulelid Trio / What You Thought Was Home


・Daniel Martin Moore / By the Beams 


T : 덧붙여서 도쿄다반사가 Quiet Corner를 통해 배운 감각, 좋아하게 된 곡을 소개하겠습니다.  


Nick Drake / Man In A Shed


Louis Philippe / Down by the River Bank


Lucas Nikotian & Sebastián Macchi / Woyzeck 


T : 야마모토 씨가 좋아하시는 '도쿄의 가을에 Quiet Corner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Y : 우선은 'nisica well'입니다. 항상 Quiet Corner나 bar buenos aires의 CD가 흐르고 있는 의류 매장이에요. 다음으로는 '명곡 커피 란부르(Coffee Lambre)', 디스크유니온을 찾은 후에는 여기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져요. 마지막으로는 '칸다 고서점 거리(神田古本街)', 학생 시절을 보낸 거리입니다. 기억 속에서 여러 음악이 BGM으로 흐르고 있어요. 


T : 그럼 끝으로 최근 Quiet Corner의 활동과 같은 공지 사항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Y : 11월에 컴필레이션 CD 'Landscape 01 – CORE PORT×QUIET CORNER', 12월에 'Quiet Corner – little peace piece'가 발매됩니다. 

내년에는 디스크 가이드북 제2탄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CD「Landscape 01 – CORE PORT×QUIET CORNER」 


T : 어떤 내용일지 기대되네요.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야마모토 유우키(山本勇樹) [Quiet Corner / bar buenos aires]

HMV 본부에서 상품 바이잉을 담당하는 것과 동시에 라디오와 USEN의 선곡, 다수의 라이너 노트와 잡지 기고를 하면서 2014년에 SHINKO MUSIC 에서 디스크 가이드북 'Quiet Corner - 마음을 가라앉히는 음악집'을 간행. 과거에는 문구 브랜드인 델포닉스(DELFONICS)와 의류 브랜드 Nisica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실현. 또한 지인인 요시모토 히로시와 함께 bar buenos aires 활동도 가지면서 컴필레이션 CD와 뮤지션들의 개별 작품을 담당함. 2016년에는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Montreux Jazz Festival) 50주년 공식 리포트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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