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몇몇 그 나라 특별 메뉴들을 제외하면 메뉴에도 큰 차이는 없다. 물론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미리 말을 하지 않으면 케첩을 주지 않지만 말이다. 말하지 않아도 케첩을 챙겨주는 한국이 특이한 걸까?
거기에 더해 일본 맥도날드는 한국과 달리 음식을 자리로 가져다주는 서비스가 잘되어있다. 한국에서는 무언가 복잡해서 잘 써보지 않은 서비스이지만, 일본에서 맥도날드에 갈 적에는 매번 이용하는 좋은 서비스였다. 아마 한국에서도 익숙해지면 잘 썼었겠지.
그런데 일본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눈에 띈다. 바로 어느 지점이든지 가져다주시는 직원분들이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노인분들이라는 것이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인분들이 보이자 신기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패스트푸드점 직원분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 아닌가.
'한국에서도 이렇게 되면 좋을 텐데.' 나는 그분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해하지 말자. 집에서 쉬셔야 하는 노인분들을 끌어내어 전부 일을 시켜야 한다는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일을 하고 싶음에도 일자리가 없어 쉬시는 분들에게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의 기회라도 열려있었으면 한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에게 있어 일이라는 건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집에 박혀 가만히 쉬는 것보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며 돈을 버는 편이 자기 효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오는 행복은 덤이고 말이다.
처음에 이런 글을 읽었을 때, 나는 헛소리라며 일축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나는 소위 '돈 많은 백수'를 동경했었던 터라 노동을 숭배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로만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올해 들어 여러 사정으로 인해 6개월 정도 아무런 생산 활동 없이 집에서 노는 동안 바뀌었다. 나는 그 사이에 내가 어째서 이 사회에 살아있는가에 대한 고찰까지 했었다. 그만큼 일이 내게 주고 있던 안정감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회사가 싫은 거지 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특이하다고 말한다면 당신이 맞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도 노인분들의 일자리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었을 때, 할 일이 없어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맥도날드에라도 가서 하루 몇 시간 일이라도 하는 편이 더 즐겁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도서관 사서가 되어 책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늙어가고 싶다.